중국 경제의 경착륙.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하지만 부동산값 급락 같은 내부 충격으로 중국이 경착륙하는 경우에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거란 분석이 나왔다. 우리 경제가 중국 내수 경제보다는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중국의 수출 감소에 더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중국 내부요인 변동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2000~2011년까지 실증분석을 해본 결과 내부 요인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상승하는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0.01%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반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상승하는 경우에는 우리 경제 성장률이 0.65%포인트나 높아졌다. 거꾸로 말하면 세계 경제 경착륙은 우리 경제에 큰 파급을 미치지만, 중국 경제 자체의 경착륙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란 의미다.
비록 우리나라 수출에서 대(對)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1에 육박(24.2%)하지만, 이것이 중국 내수보다 중국의 수출과 관련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 KDI의 분석. 실제 2010년 기준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중국 내수품 수출을 위한 일반무역 비중은 각각 65%, 77%였지만, 우리나라는 32.1%에 그쳤다. 다만, 이한규 KDI 연구위원은 "중국이 수출 중심에서 내수 확대로 성장전략 전환을 선언한 만큼 향후엔 우리 수출이 중국의 내수와의 연관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18일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지준율 인하는 작년 12월, 올 2월에 이어 세 번째로, 은행의 대출여력을 높여 시중에 돈을 풀겠다는 의도. 경기 경착륙 우려가 커지자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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