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낮 12시38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 포스코 사옥 인근에서 떨어져 3명의 사상자를 낸 무인헬기의 추락원인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군 당국이 정확한 원인에 대해 함구하다 보니 최근의 GPS 교란 사태나 자체결함 내지 주파수 혼선 등 다양한 설이 나오고 있다. 오스트리아 쉬벨사가 제작한 캠콥터 S-100기종인 이 무인헬기는 내년에 배치될 해군의 3번 정보함인 신천옹함에 탑재돼 대북정보수집용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국방부와 국토해양부 등은 일단 "최근의 GPS 교란사태와 추락과의 연관성은 낮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모형 항공기를 조정할 때 일정 반경 내에 들어오도록 조정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과 비슷한 경우로 추정된다"며 "GPS 교란에 따른 사고라면 통상 해상에서 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종미숙이나 바람 등 기상요인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선박을 관리하는 수협중앙회 어업정보통신본부나 인천해상교통관제센터도 추락사고 시점에 인천 해역에서 GPS 교란이 일어난 선박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 전문가들은 "무인기가 추락하는 경우는 가끔 있지만 비행을 통제하는 컨트롤 타워(조종차)에 부딪히는 사고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무인항공기는 수동조정을 하지만 자동비행으로 설정했다면 GPS 교란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자동비행을 한다면 항공기가 비행할 지점의 좌표들을 설정해 놓는데, 이때 전파교란이 생길 경우 항로에서 이탈할 수 있다"며 "사고 당시 어떤 시험을 하고 있는지도 밝혀야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이 허가 받지 않은 주파수를 이용해 테스트를 하다가 추락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항공 전문가는 "무선으로 조정되는 무인기의 경우 똑같은 주파수가 겹쳐졌을 경우 통제불능에 빠질 가능성이 100%"라며 "테스트 전 군이 송도 신도시 일대의 전파환경을 확인하고 승인된 주파수를 사용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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