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대표 2번인 이석기 당선자는 11일 "종북(從北) 운운하는데 종미(從美)가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당권파 핵심인 이 당선자는 이날 케이블채널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 자신이 '종북파의 몸통'이란 일부의 의혹 제기에 대해 "불쾌를 넘어 모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활동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민혁당 재건 활동의 중심 인물인) 하영옥씨와도 10년 넘게 연락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하씨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석기 당선자와는) 지난해 가을 부친상 때 문상을 와서 한 번 본 게 전부"라고 말한 것과 상충되는 언급이다.
그는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과 관련, "전세계 어느 나라에도 100% 완벽한 선거는 없다"고 강변했다. 그는 "진보정당은 천상의 정당이 아니다. 진보정당이기 때문에 100%여야 한다는 것은 대단히 무서운 논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부실이나 부정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전체 선거를 부정할 만큼의 사안이 아닌데, 이번 경선을 '총체적 부정선거'로 매도하는 것은 정치적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야 대선주자들의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치면서도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 같은 분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정말 꿈이 현실화되는 기적"이라고 말해 이 공동대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당 안팎의 당선자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나 스스로 사퇴할 권리가 없다"며 "당원이 선출한 후보를 여론몰이에 의해 날려버리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당권파의 실세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의 실세는 당원"이라며 "나는 핵심 일꾼이나 핵심 실무자 정도로 불리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민주화 방안과 관련, "재벌 해체가 맞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당선자의 이 같은 주장이 알려지자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선 "이 당선자가 황당한 억지 논리를 강변하고 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특히 '100% 완벽한 선거는 없다'는 주장에 대해선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등의 지적이 나왔다. '종북보다 종미가 더 문제'라는 주장에 대해선 "그럼 종북은 인정한다는 것이냐"는 반응도 나왔다.
한편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 측은 "부정 경선 자료를 다 공개한 것이 아니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당권파가 진상조사위 발표를 반박하고 조 위원장을 '해당 행위자'로 비난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또 비례대표 부정 경선 의혹을 제기했던 이청호 부산 금정구의원도 "(당권파가) 12일 전국 중앙위에서 회의를 방해할 경우 제가 갖고 있는 마지막 자료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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