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가 지난 6주 동안 파생상품 거래로 20억달러(약 2조2,94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만한 은행권에 대한 금융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10일 긴급 컨퍼런스콜을 소집하고 "회사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최고 부서에서 파생상품 투자를 잘못해 2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조만간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회사채가 부도 났을 때 원금을 보장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를 대거 내다 팔았지만 헤지펀드들이 반대 방향으로 베팅하는 바람에 큰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이먼은 "합성신용 포트폴리오에 결함이 있었고 집행과 감독도 부실했다"며 "터무니 없는 실수"라고 자책했다. 또 "손실 중 절반 가량은 회복됐으나 시장 변동성에 따라 2ㆍ4분기에도 10억달러의 추가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은 당초 1ㆍ4분기에서 2억달러 이익을 예상했으나 이번 일로 8억달러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인 JP모건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자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월가는 "미국 1위 은행조차 위기관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예"라며 금융규제 강화에 무게를 실었다.
유럽 은행권도 예외가 아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이날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유럽 은행들이 중앙은행(ECB)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취약한 은행들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스페인에 2013년 재정적자 감축목표를 1년 연기해주는 대신 부실은행권의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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