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一七七○년/정승모 글 강영지 그림·보림 발행·초등 고학년 이상·1만5,000원
킁킁이가 간다!2/윤보원 그림 최현명 글·보리 발행·초등 저학년·1만3,000원
'남산 기슭에 사는 박 생원은 아침을 먹기 전에 맑은 술 한 잔을 데우지 않고 차게 마셨다. 대보름날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는 귀밝이술이다. …아침상에는 약밥이 올라왔다. 찹쌀에 대추, 밤, 잣을 넣고 참기름, 꿀, 간장을 섞어 찐 것이다.'
그림책 전문출판사 보림이 초등 고학년 정도부터 어른까지 볼 수 있는 교양 역사 그림책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한다. '작은 역사'라는 제목을 단 이 시리즈는 작고 소소한 일상, 사람과 사물이 살아온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담아내는 생활사, 문화사 그림책인데 <한양 1770년> 이 첫 권이다. 어린이ㆍ청소년 교양서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이 책처럼 그림으로 잘 짜서 지식을 전달하는 책은 그리 많지 않아 더욱 반갑다. 한양>
책의 무대는 1770년 1월 14일 정월 대보름 전날 한양. 둥근 보름달을 기다리며 초저녁 낙산 아랫마을에서는 아이들이 몰려다니며 액막이 인형인 제웅을 달라고 소리친다. 이튿날 종각 종소리가 울리자 사대문이 열리고 한양의 하루가 시작된다. 남산 기슭 남촌에 사는 박 생원은 아침상을 받는다. 경희궁에서는 77세의 영조가 나랏일에 바쁘다. 고관들이 몰려 사는 북촌의 김 판서는 도자기 가득한 사랑방에서 정선의 금강산 그림을 감상하고 있다. 약방에서는 모여든 사람들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해질 녘 만리재에서는 대보름 민속놀이인 돌싸움이 한창이다.
조선 후기의 궁궐에서 개천 다리 밑까지 한양 구석구석의 모습과 생활 풍속을 20여 가지 장면으로 나눠 그림과 함께 자세히 보여준다. 강영지 작가의 정감 넘치는 그림이 보는 맛을 더한다. 시리즈를 기획ㆍ편집한 최정선 보림 기획위원은 "초등학생까지 독자층을 넓혀 옛날과 지금 우리의 생활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근대 문화와 문물은 어떻게 수용했는지를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대중 교양서"라며 "통사적으로 접근한 사계절의 '생활사 박물관'에 비해 풍속이나 생활 등 말 그대로 '작은 역사'에 눈길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판형과 그림을 달리해 올해 안에 <서울의 동쪽> <우리 옷의 역사> <우리 밥상의 역사> <자전거의 문화사> 가 더 나온다. 자전거의> 우리> 우리> 서울의>
보리출판사의 신간 <킁킁이가 간다!2> 도 비슷한 성격의 어린이 교양서다. 한국의 야생동물 생태를 그림과 만화를 섞어 가며 요모조모 설명한 책. 첫 권 '아무거나 잘 먹는 동물'에 이어 이번에 나온 '고기를 좋아하는 동물' 편에서는 수달, 삵, 호랑이, 족제비, 여우, 늑대를 다뤘다. 보고, 읽어서 생태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그림으로 그려 보는 요령까지 소개해 동물에 친근해지도록 했다. 킁킁이가>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