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구(舊)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10일 "가난한 대통령으로 행복한 국민을 만들겠다"며 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동산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하고, 정치 일정을 안정시키겠다"며 "이를 위해 (대통령이 되면) 18대 대통령의 임기를 모두 채우지 않고 3년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非朴) 진영의 '빅3'가 모두 대선 경선전에 본격 뛰어들게 됐다. 이들 비박 진영 주자들은 일단 앞서 있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공조와 경쟁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와 함께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행정구조 개편과 국회의원 정수 200명 내외로 축소 ▦부정부패 척결 및 청렴사회 정착 ▦남북대표부 설치 및 동북아평화번영공동체 구축 ▦양극화 및 청년실업 문제 해소 등 '국가대혁신 5대 방안'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개헌과 관련해 "모든 권력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권력 독점에 따른 폐해를 피해갈 수 없다"며 "대통령은 국가 수반으로서 외교ㆍ국방 등의 권한을 갖고 국내 정치는 내각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2016년 20대 총선부터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선거 주기도 일치시켜야 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취임 후 6개월 안에 개헌을 마무리하고,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행정구조 개편 및 정치 개혁과 관련해선 "현재 3단계의 행정 계층구조를 '중앙정부-자치시'의 2단계로 개편하고, 전국을 100만명 단위의 50개 내외 자치시로 재편할 것"이라며 "국회의원은 50개 자치시 별로 4명 내외가 나오도록 선거제도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또 부정부패 척결 방안과 관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및 부패비리 사범의 사면복권 금지 등을 공약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자신의 선거구인 서울 은평구 주민을 비롯해 지지자 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최병국 진수희 조해진 권성동 권택기 안형환 원희목 의원과 김해진 전 특임차관 등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보였다.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가난한 대통령은 부(富)의 가난함만 말하는 게 아니고 대통령 권력을 내각으로 나누는 그런 가난한 권력자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11일 예비 후보 등록을 한 뒤 17일 광주 국립 5ㆍ18 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49박50일 간의 '2차 민생투어'에 나선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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