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ㆍ85) 전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동정(動靜)을 연이어 노출하고 있다. 올 가을 최고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상하이방-태자당 연합파의 최고 원로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신화(新華)일보는 9일자 1, 5면에 장쑤(江蘇)성 양저우타이저우(揚州泰州)공항의 개항식 소식을 전하면서 장 전 주석이 공항 현판의 글씨를 직접 쓰고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양저우는 장 전 주석의 고향이다. 그러나 장 전 주석이 개항식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앞서 6일 인터넷엔 장 전 주석이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과 악수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장 전 주석이 지난달 17일 베이징(北京)에서 슐츠 회장과 만났다는 소식은 당시 블룸버그통신 등을 통해 보도됐다. 그러나 두 사람의 회동을 증명할 사진이 없어 조작설이 나오고 장 전 주석의 건강 이상설까지 유포됐다.
지난해 7월 자신의 사망설이 돌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장 전 주석이 자신의 동정을 연이어 노출하는 것은 의도적인 정치적 메시지의 전파라는 게 베이징 정가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 장 전 주석이 2009년 9월 런민(人民)일보 1면 톱기사로 건국 60주년 회고 전람회에 참관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향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보도는 공산주의청년단파의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상하이방-태자당 연합파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의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 선출을 저지하자, 장 전 주석이 후 주석에게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장 전 주석이 최근 언론에 다시 등장하는 것도 후 주석을 겨냥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후 주석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 사건으로 인한 혼란과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차기 지도부를 구성할 제18차 당 대회의 연기를 검토하자 이를 반대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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