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폴리'전남 여수에서 열리는 엑스포가 개봉 박두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엑스포는 '세계의 경제올림픽'으로 불리는데서 알 수 있듯이 세계적인 지구촌 잔치임에 틀림없다. 예로부터 잔치판은 시끌벅적해야 멋과 맛과 흥이 난다. 행사기간과 겹치는 시기에 해외여행을 잡은 경우 이번만큼은 계획을 바꾸는 게 나을 것이다. 애국심 차원이 아니라 그만큼 수지맞기 때문이다. 크게 5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여수엑스포는 21세기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해변에 버려진 거대한 시멘트 저장탑을 예술적으로 리모델링한 스카이 타워가 상징적이다. 여수엑스포가 창조적 과학기술에 기초한 '녹색경제'를 21세기의 미래로 제시한 이유다. 박람회장 내의 모든 공간과 건축물이 디자인부터 에너지 공급에 이르기까지 녹색경제 일색이다. 글로벌시장을 석권하고자 하는 CEO들이 보면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다.
둘째, 여수엑스포는 초대형 문화행사와 이벤트의 향연장이다. 400개 프로그램이 총 8,000여 회 이상 공연된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해상 쇼와 뉴미디어 쇼이다. 150여 명의 출연진이 등장하는 해상 쇼는 스케일이 웅장하고 스릴이 넘친다. 야간에 열리는 뉴미디어 쇼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연출이 일품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K팝의 스타들과 해외 팝, 클래식 스타들도 대거 무대에 오른다. 이번이 아니면 다시 볼 기회가 없다. 그야말로 물실호기(勿失好機)이다.
셋째, 여수는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여수에는 오동도와 돌산도 등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닌 명승지가 즐비하다. 동백 군락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오동도는 동백꽃 향내와 갯내의 조화가 절묘하다. 여수반도와 이어진 돌산도 또한 돌산공원과 방죽포 해수욕장, 은적암 등 유서 깊은 명승지로 유명하다.
넷째, 여수는 충무공의 숨결이 숨 쉬는 역사의 고향이다. 68개의 아름드리 기둥으로 조영된 전라좌수영 본영인 국보 제304호 진남관이 대표적이다. 단층 기와 건물로는 국내 최대이다. 진남관 인근의 고소대에는 백사 이항복이 쓴 보물 571호 대첩비도 있다. 서북쪽으로 약간 떨어진 곳에는 거북선을 만든 유적지도 있다. 모형 거북선을 타고 전승 유적지를 유람하면서 충무공의 충절을 기려보자. 세계 최고인 높이 270m 주탑 위에 세워진 이순신대교 밑을 지날 때의 감동이 특별할 것이다.
다섯째, 여수는 맛의 고향이다. 돌산갓김치는 남도의 '명품'이다. 바로 담가 먹어도 좋고, 적당히 숙성시키면 독특한 향과 감칠맛이 난다. 여수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서대로 만든 회와 아귀찜, 게장, 갯장어 등도 맛이 일품이다. 새벽에 열리는 수산물 위판장은 견학 코스로 그만이다.
2007년 두 번째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할 당시 한덕수 총리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엑스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예매된 표가 목표치의 3분의 1 수준이다. 해외 판매는 더 부진하다. 숙박시설이 크게 부족해 바가지요금 조짐까지 보인다고 한다. 이러다간 '스마트 한국'을 알리는 무대로 삼기는커녕 세계인의 웃음거리나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여수엑스포는 서울올림픽과 한일월드컵을 통해 우리가 한 단계 더 도약했듯이 '스마트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실제로 1993년의 대전엑스포는 'IT한국'을 알리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전 국민이 앞장서 성공적인 과학엑스포로 치른 덕분이다. 중국도 이를 흉내 내 2010년의 상하이 엑스포를 '스마트 중국' 알리기에 적극 활용한 바 있다. 실제로 중국의 IT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한국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기술개발 독려 차원에서라도 우리 모두 '스마트 한국' 홍보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이번만큼은 해외여행 계획을 접고 우리 모두 여수로 가자.
신동준 21세기정경연구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