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한인 3세가 한국에 학교를 세우는 등 육영사업에 전념했던 할머니의 흔적을 찾기 위해 서울에 왔다.
알프레드 송(2004년 작고) 전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의 장녀 레슬리 송(68)씨는 7일 경기 하남 망월동 하남고 안에 있는 자신의 친할머니 송정윤(1990년 작고) 하남고 초대 이사장의 묘지를 찾았다.
그는 “할머니가 열두 살 때까지 나를 키웠기 때문에 내겐 ‘엄마’와 같은 존재”라며 “교문을 들어서는 순간 할머니를 다시 만난 느낌이 들어 감격스러웠다”고 했다.
송씨의 방문은 학교 측에 “할머니가 여생을 바쳐 세운 학교를 죽기 전에 꼭 보고 싶다”는 그의 강력한 요청으로 성사됐다.
송 전 이사장은 1917년 결혼과 함께 하와이로 이민을 갔다가 57년 고국으로 돌아왔다. 둘째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이 계기가 됐다. 송씨는 “할머니는 한국 땅의 전쟁 고아를 돌보는 게 하나님이 당신에게 주신 소명이라고 여겨 귀국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하남에 정착해 고아원인 가나안 기독학원을 세웠고, 고아원은 79년 다시 송 전 이사장의 이름을 따 ‘정윤고’라는 이름의 학교로 개교했다. 정윤고는 93년 하남고로 교명을 바꿔 현재까지 명맥을 잇고 있다.
송씨는 10일 박세원 하남고 교장과 만난 자리에서 “할머니를 많이 그리워했지만 그에 대해 아는 게 사실 별로 없다”며 “학교에 ‘송정윤 기념관’을 짓고 할머니 이름을 딴 장학재단 설립도 추진하고 싶다”고 했다. 박 교장도 “사정상 거창한 기념관은 짓지 못하더라도 올해 안으로 송 전 이사장의 뜻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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