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노동당 지휘부와 군부 강경파 간 내부 권력 다툼에 의해 북한 대외정책이 자주 혼선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 8일 제기됐다.
박형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09년 이후 대남 도발을 보면 군인이 아닌 당 고위 간부로 구성된 민간 당료파와 군부 강경파가 지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걸 알 수 있다"며 "북ㆍ미 관계 개선 분위기에서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지거나, 2ㆍ29 합의 이후 북한 군부의 로켓 발사 등이 이들의 갈등을 우회적으로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료파의 핵심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최용해 총정치국장, 군부 강경파에는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과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등이 거론된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당대표자회에서 최용해가 흔히 군 출신이 맡던 총정치국장에 임명되면서 당료파가 우위를 점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군부 강경파가 조만간 대남 무력 도발로 다시 이를 역전시키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 등은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양 놀이공원인 만경대유희장을 찾아 허술한 관리를 크게 질타했다고 전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장 시찰 때에는 웃으며 간부들을 치하하는 모습 만이 방영됐던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북한 문제 전문가는 "김 1위원장이 인민에 대한 복무를 강조하면서 간부들에게는 엄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일반 주민들에게는 인민을 사랑하는 지도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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