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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대리기사 쉼터' 약속 감감 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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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대리기사 쉼터' 약속 감감 무소식…

입력
2012.05.0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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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후보 시절 설치하기로 약속했던 '대리운전 기사 쉼터'가 취임 7개월이 코 앞에 다가왔는데도 감감무소식이다. 대리운전기사들은 "박 시장이 '공약(空約)'만 내놓고 실천은 없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9일 대리기사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일 전날인 지난해 10월 25일 박 시장은 대리기사들이 많이 몰려있는 서울 강남의 교보타워 앞에서 기사들을 만났다. "날씨도 추운데 대리운전기사들이 대기할 공간이 없다"는 기사들의 호소에 박 시장은 "공공기관을 부분적으로 개방해 쉼터로 운용하는 것을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대리기사들은 즉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소식을 퍼 나르며 반겼다. 대리기사 김모(64)씨는 "어렵게 일하는 우리(대리기사)를 찾아준 사람이 처음이라 대리기사들 사이에서 반향이 일었다"며 "박 시장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나 오는 26일이면 취임 7개월이 되는 지금도 서울 시내에는 대리기사 쉼터가 한 곳도 없다. 대리기사 심모(44)씨는 "아직도 밤에는 싸늘한 데다 새벽 1시가 넘어가면 손님이 줄기 때문에 1, 2시간씩 밖에서 떨면서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라며 "은행 입출금기 있는 곳에서 바람을 피하는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문을 잠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리기사 6년 경력의 윤모(51)씨는 기다리다 못해 수 차례 서울시에 진행 상황을 문의했다. 그러나 "서울시 공공장소를 대리기사들에게 24시간 개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말뿐이었다. 윤씨는 "너무 황당해서 박 시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수 차례 문의 글을 올렸으나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며 "소통을 강조하더니 박 시장이 SNS를 봤는지 안 봤는지도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관련 카페에도 비판 글이 쇄도했다. 아이디 '혼돈'은 "서울 대리기사수가 10만 명이고 2인 가족으로만 계산해도 20만 표로, 아마 경쟁 후보와 표차가 그 정도 수준이었을 것"이라며 "(쉼터 공약은) 대리기사 표를 얻으려는 술수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아이디 '이까리'와 '대리시장'은 "담당 공무원이 박 시장에게 대리기사들이 문의한 내용을 보고했는지 궁금하다"며 "정치꾼의 헛소리로 결론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리기사 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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