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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게 염색한 클레이코트 파랗게 질린 프로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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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게 염색한 클레이코트 파랗게 질린 프로 선수들

입력
2012.05.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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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반란(revolution)이다.'

미 CNN이 지난해 말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투어 마드리드 마스터스 대회 조직위가 기존의 붉은색(Red) 클레이코트를 푸른색(Blue) 클레이코트로 바꾼다고 발표했을 때 내보낸 헤드라인이다.

9일(한국시간) 대회 3라운드에 접어든 시즌 4번째 ATP투어 1000시리즈 마드리드 오픈 테니스대회가 올들어서 푸른색 클레이코트로 '염색'한데 대해 수많은 뒷말을 뿌리고 있다.

특히 남자부 랭킹 1~3위 노박 조코비치(25ㆍ세르비아)와 라파엘 나달(26ㆍ스페인), 로저 페더러(31ㆍ스위스)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푸른색 클레이코트에 대한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디펜딩챔피언 조코비치는 "선수들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코트 변경을 결정한 것은 실망스러운 조치"라며 "ATP는 선수들의 권익과 선수들이 원하는 것에 대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조코비치는 또 "이런 코트는 난생 처음 겪어본다. 경기를 보는 모든 이들이 경기 외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것인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비꼬았다. '클레이코트의 황제' 나달의 비난수위는 조코비치보다 더 높았다. 나달은 "코트 색깔 변경은 ATP의 독단"이라며 "ATP는 최근 수개월 동안 선수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나달은 특히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조치는 테니스 역사와 전통에 대한 수치(shame)다"라며 푸른색 클레이코트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페더러 역시 "선수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라며 대회 조직위와 ATP에 대한 비난공세에 합류했다.

이에 대해 마드리드 오픈 조직위원이자 푸른색 클레이코트 개발자인 이온 티리악은 "타당성 있는 절차를 밟아 색깔을 변경했다"고 항변했다. 루마니아 테니스 선수출신인 티리악은 CNN방송과 인터뷰에서"푸른색 클레이코트는 붉은색 클레이코트에 비해 장점이 아주 많다"라며 "관중들과 TV시청자들이 노란색 볼을 더 정확하게 볼 수 있어 감탄사를 연발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코트색깔이 붉은색일 때보다 푸른색일 때 과학적으로 15%이상 더욱 선명하게 볼을 관찰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코트색깔 변경은 3~4년 동안 선수는 물론 관중이 볼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연구한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티리악은 또 "나달과 페더러의 불만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들이 다른 선수 모두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주원홍 전 삼성증권테니스 감독도 "클레이코트 색깔은 유럽 쪽에서 붉은색을 많이 사용하고 미국에선 녹색코트가 많다"라며 "푸른색이 선수들에게 다소 혼란스런 느낌을 줄 수 있겠지만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회 조직위는 푸른색 코트에 대한 반응이 좋으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네티즌들은 "선수들이 원하는 대로 그냥 놔둬라"라는 반응이 많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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