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이 삭발염의하고 수행하지만 발심(發心)하지 못해 여자와 돈, 화려함을 탐내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못난 짓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사들을 대신해 내가 참회한다."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10일 대구 동화사에서 가진 2556년 부처님오신날(28일) 봉축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불거진 조계종 승려 도박 사건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진제 스님은 "'참나'를 찾지 못한 중생의 고통은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지게 마련"이라며 "승속(僧俗)을 떠나 밝은 지혜를 갖춰 행복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전날 불교계 언론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도박 한 스님들은)시줏밥 먹을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진제 스님은 "중생세계의 고(苦)는 탐냄과 성냄, 어리석음으로 인해 8만4,000가지의 고통이 생겨 괴로움을 한시도 벗어날 수 없다"며 "부처님께서는 모든 인류를 밝은 지혜로 진리의 낙을 누리게 하기 위해 이 땅에 나투신 것"이라고 부처님 오신 뜻을 새겼다. 이어 "맑은 지혜는 닦지 않고 얻을 수 없고 복은 선행을 하지 않고는 오지 않는다"며 "부처님을 맞아 불자를 포함해 모든 국민들은 자비나눔을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진제 스님은 나아가 세계평화도 참나를 찾는 수행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님은 "세계 모든 이들이 평화를 갈구하지만 무기를 개발한다고 평화가 오지 않는다"며 "마음의 갈등을 해소하고 동양정신의 정수인 간화선(看話禪ㆍ화두참선)을 수행하면 세계평화는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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