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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길 위의 이야기] '우리'를 생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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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길 위의 이야기] '우리'를 생각합시다!

입력
2012.05.0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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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탄 냄새라는 걸 처음 맡은 건 초등학교 때였다. 눈물 콧물 재채기를 연발한 채 집에 와보니 엄마가 시민회관 근처에는 얼씬도 말라고 했다. 대학생들이 데모 중인데 거기 잘못 끼었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이는 거짓말 같은 참말이었다.

잠자리 안경을 낀 더벅머리 대학생들의 흑백사진이 연일 신문 속 영정사진으로 찍혀 나왔으니까. 그때 처음 대학생의 '대'가 큰 대자라는 데 무릎을 쳤던 것 같다. 적게는 여섯 살에서 많게는 열 살 정도 위인 그들을 난 왜 그렇게 어른이라 생각했던 걸까. 숙제는 내가 대학생이 된 뒤에야 풀 수 있었다.

그들의 정의가, 그들의 구호가, 그들의 이상이 내 시절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던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나'를 고민할 때 그들은 '우리'를 고심한 정도의 차이랄까. 그 마음으로 비롯됨직한 MBC 총 파업이 100일을 넘겼다. '무한도전' 없는 토요일 저녁 채널 11을 처음에는 아쉬워하다가 짜증내다가 분노도 일삼았건만 이제는 그러려니 무심해진 것도 사실이다.

방송을 못 보는 우리들의 불만과 손해는 그렇다 쳐도 노조원들에게는 생활이 담보된 문제, 그럼에도 제 이름을 걸고 나선 그 절박함에는 관심이라는 박수를 내내 쳐줘야 하지 않을까. 그나저나 방송사 사장이면 방송사 생리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 중에 뽑는 것이 상식일 텐데 누가 낙하산이란 말을 맨 처음 썼는지 원, 풍선도 때가 되면 바람 다 빠지겠지만 말이다.

김민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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