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초 이화여대가 경기 파주시 월롱면 캠프 에드워드 부지에 추진한 이대 파주캠퍼스를 철회하겠다고 하자 경기 파주시는 공황상태에 빠졌다. 이대 파주캠퍼스는 2006년 10월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무려 5년을 끌어온 파주시 최대 현안이었다. 행정적인 지원은 물론, 상수도 확장공사 등을 위해 예산과 경기도 보조금 등 약 14억원을 투입한 터라 시 위상은 하루아침에 땅에 떨어졌다. 두고두고 뼈 아픈 실책이지만 시는 이를 반성의 기회로 삼기로 했다.
파주시는 그 동안 실패한 시책들을 모아 가칭 '반성백서'를 제작한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이달 초 전 직원들에게 '반성백서'의 취지를 설명하고, 이번 주부터 사례 접수에 들어갔다. 발간은 6월 말이고, '이러면 안되죠! 이건 아닙니다'란 부제가 붙을 예정이다. 사진과 도표 등을 곁들여 서술식으로 기술할 백서의 집필자는 실명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반성백서에 실릴 내용은 이대 파주캠퍼스 유치 실패 같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거나 사회적 문제가 된 시책, 제도상 한계에 부딪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행정, 정에 이끌려 과감하게 처리하지 못한 사례 등이다.
다만, 미진한 행정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내부용 자료로만 쓸 지, 외부에 공개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을 거쳐 공직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책으로 간행해 시민이나 다른 지자체 등과 공유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 부서에서는 다시 꺼내 들기 싫겠지만 아픈 잘못까지도 담으려 한다"며 "반성 사례들이 접수된 뒤 분량이나 간행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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