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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시험대 된 콘크리트 혼화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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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시험대 된 콘크리트 혼화제시장

입력
2012.05.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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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혼화제.시멘트 골재 물 등을 섞어 콘크리트를 혼합할 때 내수성과 강도를 높이기 위해 첨가하는 필수 화학물질이다. 연간 내수 시장규모는 1,400억원 정도.

이름도 생소하고, 규모도 크지 않은 이 시장은 지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갈등으로 가장 '뜨거운 시장'이 됐다. 관련 중소기업들은 콘크리트 혼화제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며 동반성장위원회에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30여개 중소업체로 구성된 한국콘크리트혼화제협회는 7일 기자회견을 갖고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신청하기까지 과정을 소개했다.

콘크리트 혼화제가 국내 도입된 것은 1980년대 초. 중소기업들이 초기 시장을 형성했고 이들은 대부분 30여 년 한 우물을 파며 사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혼화제 구매자였던 한일 삼표 등 레미콘 회사들이 자회사를 세워 직접 혼화제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중소기업들은 약 30% 정도의 시장을 내줬다.

이후 혼화제의 1차 원자재인 EO(엑틸렌옥사이드)를 생산하던 LG화학이 2002년부터 혼화제를 직접 생산하겠다고 나섰다. 혼화제 시장은 1세대(리그닌계), 2세대(나프탈린계)를 거쳐 3세대 제품(PCA)으로까지 진화했는데, LG화학은 현재 3세대 혼화제 시장의 약 20%를 점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LG화학이 대기업의 자금력을 앞세워 시장을 휩쓸었다는 것이 중소기업들의 주장. 협회 소속 박 모 사장은 "원료값이 크게 올랐지만 LG화학은 PCA 가격을 오히려 인하하는 정책을 쓰며 중소기업들을 압박했다"며 "국내에서 사용되는 혼화제는 LG화학이 독점 생산하는 아크릴산이 주원료로 들어가는 탓에 중소기업들로선 속앓이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올 들어 PCA 생산능력을 기존 3만5,000톤에서 6만톤으로 크게 늘리기로 결정한 상태. 박 사장은 "이런 분위기에서 LG화학이 설비 증설을 결정한 것은 콘크리트 혼화제 시장을 모두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며 "세계적 대기업이 1,000억원 남짓한 국내 시장을 독차지하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설비 증설이 국내 시장 지배가 아니라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세계 PCA시장 규모가 2020년이면 지금보다 두 배 이상 커진 2조5,000억원에 달하게 될 텐데,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선 선제적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것.

LG화학 관계자는 "지금도 생산량의 80% 이상을 수출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내수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PCA를 생산하는 중소업체들이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해외기업들에 의해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만약 중소기업측 주장대로 내수시장에서 완전 철수하게 되면 LG화학 원료제품을 구매하는 중소 혼화제 업체와 이 혼화제를 구매하는 중소 레미콘 업체 등이 피해를 보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동반성장위 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적합업종 신청은 유장희 위원장 취임 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첫 분쟁이란 점에서 2기 동반위의 성향을 점쳐 볼 가늠자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올 들어 적합업종을 신청한 업종에 대해 이달 안에 실무위를 꾸려 심사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최종 선정까지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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