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의 주력사업은 통신과 정유. 그러다 보니 SK는 항상 '내수기업'이란 이미지가 있었다. 땀 흘려 만든 제품을 해외로 팔아 외화를 벌어들이는 수출중심의 다른 재벌그룹과 달리, 국내에서 우리 국민들을 상대로 손쉽게 장사해 돈을 번다는 지적을 받곤 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SK는 수출기업이다. SK는 1분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 가운데 SK가 기여한 몫이 사상 처음 두자릿수에 진입하게 됐다고 7일 밝혔다.
SK그룹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C, SK케미칼, SK하이닉스 등 계열사들의 1분기 수출액은 141억8,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보다 77%나 늘어난 액수이고 SK그룹 전체 매출(194억7,600만달러)의 73%에 달하는 규모다.
SK관계자는 특히 "1분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1,349억3,400만달러) 가운데 10.5%를 SK그룹이 담당했다"면서 "국가 전체 수출 내에서 SK가 차지한 비중이 10%를 넘은 것으로 이번이 처음으로 SK그룹을 내수기업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SK그룹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정유. 통상 정유는 국내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파는 내수업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전체매출에서 절반 이상이 수출에서 발생하고 있다. 수입해온 원유를 정제해 일부만 국내에서 소비하고, 상당수는 석유형태로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석유제품이 조선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을 만큼 정유업의 수출기여도는 절대적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표적 수출기업인 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SK그룹의 수출중심형 사업포트폴리오는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SK그룹은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총 수출액은 550억달러(6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