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여파로 KBS 시사ㆍ보도 프로그램 차질이 본격화했다. 이미 KBS 간판 시사 프로그램 '추적 60분'은 3월 둘째주부터, '시사기획 창'은 4월 둘째주부터 한차례씩만 방송되고 계속 결방되고 있다. 6일에는 매주 일요일 밤 방송하던 1TV '취재파일4321' 대신 어버이날 특집 프로그램이 나갔는데, KBS에 따르면 다음주부터 아예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된다.
'취재파일4321'은 취재 기자 9명 중 7명이 파업에 참가한 뒤 팀장을 포함한 3명이 가까스로 제작해왔으나, 지난주부터 기자 2명이 일일 뉴스부서로 임시 배치됐다. KBS 홍보실은 "대체인력을 뽑아서 쓰지 않는 한 기존 뉴스인력도 달려 조정이 있었다"며 시사 프로그램을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KBS 양대 노조가 동시 파업에 돌입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했다. 일선 기자와 PD들이 다수 가입해 있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3월 6일 파업을 시작했고, 기술직과 지역사 인력들이 다수인 KBS노동조합(제1노조)은 이달 4일 파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평기자들이 빠진 자리를 고참기자들과 간부급들이 메우면서 MBC처럼 뉴스 시간 단축 등 눈에 띄는 파행은 없었으나 파업이 두 달을 넘어가면서 피로도가 누적돼 결방 또는 시간이 단축되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현재의 잔류 인력으로는 일일 뉴스 취재와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새노조측은 보고 있다.
한 주간의 주요 이슈에 대한 해설과 분석에 초점을 맞춘 2TV '일요 뉴스타임'도 13일부터 결방이 결정됐다. 또 경인방송센터 소속 기자 중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자들이 본사 뉴스 제작에 투입되면서 경인지역 뉴스는 이미 중단됐다. 지역 뉴스, 프로그램 사이에 방송되는 짧은 뉴스와 라디오 뉴스 등 보도 프로그램들 차질 역시 불가피하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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