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황제’ 이경백(40ㆍ구속)씨 등 유흥업소 업주들로부터 정기적으로 뇌물을 상납받은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서울 강남 논현파출소(옛 논현지구대)에서 이번에는 현행범으로 붙잡힌 절도 피의자가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틀이 지나도록 도주범을 붙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4시5분쯤 논현1파출소에 절도 현행범으로 검거된 박모(44)씨가 감시 소홀을 틈타 의자에 묶여 있던 수갑에서 손을 빼낸 뒤 달아났다. 박씨는 이날 논현동 한 카페에서 술을 마시다 카페 여주인의 핸드백에 있던 현금 14만원을 훔쳤다가 여주인의 남편에게 붙잡혀 오전 3시45분쯤 파출소로 연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갑을 차고 있던 박씨가 ‘손목이 아프다’고 호소해 담당 경찰관이 수갑을 느슨하게 해줬다”며 “CCTV 확인 결과 박씨가 느슨해진 수갑에서 손을 빼려고 수 차례 시도하다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이 파출소 소속 9명의 경찰관이 근무 중이었고 그 중 5명이 파출소 내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박씨를 붙잡는 대로 파출소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감독행위 소홀 및 근무태만 여부를 조사해 징계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옛 논현지구대는 2010년 5월 논현 1ㆍ2파출소로 나뉘어졌고, 논현1파출소는 영동시장 일대 등 유흥업소 밀집 지역을 맡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처럼 피의자가 관리 소홀로 도주한 사건은 올해에만 12건이 발생했다. 2월 3건, 3월 1건, 4월 5건, 5월 3건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건)의 2배에 달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선 경찰의 근무기강 해이가 우려됨에 따라 경찰서별로 재발 방지책을 강구해 시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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