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엘피크론, 시너지 효과 없을 것"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엘피크론, 시너지 효과 없을 것"

입력
2012.05.07 12:09
0 0

세계 반도체시장이 소용돌이 속으로 치닫고 있다. 파산보호신청 이후 매물로 나온 일본 엘피다(세계 3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ㆍ세계 4위)가 사실상 낙점 되면서다.

시장은 이른바 '엘피크론(엘피다+마이크론)'출범이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 '양강 체제'에서 엘피크론이 가세한 신(新)삼국지가 전개될지, 아니면 경쟁력을 상실한 업체끼리의 조합으로 결국 '승자의 저주'로 끝날지.

이와 관련해 한국일보가 7일 국내 주요 증권사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체적인 견해는 후자 쪽이었다.

즉, ▦엘피다+마이크론의 조합은 구조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따라서 기존 시장 구도에도 별 다른 영향이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심지어 M&A로 인해 파생될 경제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엘피크론 출범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많았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을 뿐 아직까지 인수 확정은 아닌 상황"이라며 "현재 마이크론의 유동성을 감안할 때 부채 탕감 없이 엘피다에 최소 4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말 기준, 마이크론의 현금은 20억9,000만달러(2조4,000억원)에 불과, 추가적인 현금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었다. 이번 M&A에 총 4조2,00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론은 엘피다의 부채 탕감까지 6조원이 추가로 필요한 상태다. 현실적으로 채권단과의 부채 탕감 협상 과정 여하에 따라선 M&A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높다.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마이크론이 엘피다 인수를 통해 노리는 것은 모바일 D램으로 사업 다각화인데,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준비기간 동안 SK하이닉스 역시 시장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최성제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투자에 인색했던 과거 하이닉스와는 다르다"며 "SK그룹의 막대한 자금 지원과 함께 모바일 D램 시장에서도 많은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마이크론이 높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엘피다 인수를 감행할 경우엔 승자의 저주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엘피다가 가진 설비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고선 이익을 가져올 순 없는 상태"라며 "마이크론이 저만치 앞서간 한국 업체와의 점유율 경쟁을 위해 무리한 투자를 감행한다면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황회복과 관련해선 모두 한 목소리를 냈다. 현재 1달러 초반으로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D램 가격과 한국 업체와 벌인 치킨게임에서 패한 엘피다의 상황을 미뤄볼 때 감산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가격 하락세가 공급 과잉이 가져온 재앙이란 것을 이미 기존 업체들이 모두 잘 알고 있다"며 "마이크론의 엘피다 인수 여부와는 관계없이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D램 가격은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