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억장 무너지는 저축은행의 파렴치한 비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억장 무너지는 저축은행의 파렴치한 비리

입력
2012.05.07 12:03
0 0

검찰이 저축은행 비리에 대해 발 빠른 압수수색과 함께 3차 수사에 본격 돌입했다. 검찰은 조만간 압수수색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주요 경영진 및 대주주들을 소환할 방침이어서 정ㆍ관계까지 포괄하는 또 한차례 사법처리 태풍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검찰은 이번 4개 저축은행이 지난해 9월 적기시정조치를 유예 받은 직후부터 8개월 동안 비리혐의를 내사해온 것으로 알려져 수사는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들 저축은행의 부실화는 부동산 PF대출에 주로 의존해 몸집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부동산 시장 위축 등 경제환경 악화가 큰 요인이었음은 부인키 어렵다. 그러나 지난해 두 차례 수사에서 엄청난 규모의 불법대출과 경영진ㆍ대주주들의 배임, 횡령 등 도덕적 해이가 부실의 근원적 원인임이 분명하게 확인된 바 있다. 또 정ㆍ관계에 대한 전방위적인 금품로비와 상시 유착 관계가 불법ㆍ부실을 키우고 은폐한 사실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번 검찰 수사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이 회사 돈 200억 원을 빼돌려 중국으로 밀항하려던 파렴치 행각에서 보듯 이번에도 비리는 가히 짐작할만한 수준이다. 김씨만 해도 당장 회사 돈으로 골프장과 리조트 등 막대한 규모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다이아몬드광산 개발업체인 CNK에도 투자하는 등 회사공금을 개인금고 돈처럼 사용한 사실이 이미 드러나 있다. 다른 저축은행 회장들 역시 건전계열사를 고의 파산시켜 배당금을 챙기고 재산을 빼돌리는 등 여러 의혹을 받고 있다.

저축은행 비리는 서민 예금주들에 대한 직접피해를 넘어 국민 모두의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나쁜 범죄다. 실제로 예금보험공사가 적립한 기금은 지난해 두 차례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부분 소진돼 결국 이번부터는 부실저축은행의 손실을 국민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 말할 필요도 없지만 관련자들에 대한 엄혹한 수사와 처벌을 통해 미래의 위험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그나마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