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폭풍전야다. 국내 프로야구의 운명을 바꿀 이사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KBO는 8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야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2012년 제4차 이사회를 열고 9구단인 NC 다이노스의 1군 진입 시기와 제10구단 창단의 안건을 논의한다.
KBO 이사회는 제9구단인 NC의 페넌트레이스 합류 시기를 결정한다. 롯데와 삼성, 한화 등 3개 구단이 신생구단 NC의 2013년 1군 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 안건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KBO 이사회 의결은 재적위원 3분의2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이뤄진다. 3개 구단이 끝까지 반대를 해도 KBO 총재와 나머지 구단이 찬성을 하면 NC가 내년 시즌 1군 경기에 나서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NC와 달리 10구단 문제는 더욱 복잡하다. 현재 4개 구단 정도가 10구단 체제는 시기 상조라는 판단이다. 지금 분위기라면 제10구단 창단과 관련된 이사회의 의결이 이뤄지긴 쉽지 않아 보인다.
수도권의 한 단장은 7일 "9구단이 출범하는 만큼 10구단 창단은 필요하다. 창단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준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10구단을 창단하는 것은 야구 발전을 저해하는 길이다. 떠밀리듯 구단을 창단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10구단은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고 창단을 해야 한다. 서둘러 결정한 뒤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10구단 창단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구단은 롯데다. 국내 프로야구 현실상 10구단 체제는 무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넥센과 NC는 10구단의 조속한 창단을 원하고 있다.
나머지 6개 팀도 내부적으론 10구단 창단 문제와 관련된 구단의 내부 방침을 확정한 상태다. 하지만 이사회가 야구 팬들에게 편가르기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입장 표명엔 조심스러워했다.
●10구단 창단 관련 9개 구단 입장
▲삼성=내일 이사회가 열리는 만큼 이사회에서 우리의 뜻을 밝히겠다.
▲SK=10구단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 구단의 입장이 있다. 내일 여러 이사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최종 결정을 하겠다.
▲롯데=우리의 입장은 변함없다. 10구단 창단은 시기 상조다. 현재 야구 인프라를 보면 수요가 턱없이 부족하다. 고교 야구부는 겨우 50여개 팀이 전부이고 야구장 시설도 열악하다. 이런 상황에서 10구단 창단은 시장 논리와 맞지 않는다. 선수 부족으로 야구 질이 떨어질 것이고, 야구 팬들에게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줄 수 없다. 많은 야구인들은 이런 부분을 염려하고 있다. 대만 야구의 경우에도 분위기에 편승해 무리하게 구단을 늘리다 승부조작 등 홍역을 치렀다. 일각에서는 기업 이기주의라 비판하지만 그렇지 않다. 흑자가 많이 나지도 않는데, 롯데가 왜 굳이 장벽을 치겠나. 600만 관중을 돌파한 현 시점에서 우리의 현실을 냉정히 봐야 한다. 10구단 창단보다 고교 팀을 100개 이상으로 늘리고 기아처럼 야구장을 신설하는 등 구장 현대화가 필요하다. KBO는 행정을 담당할 뿐 경영을 하는 야구단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한다. 왜 이렇게 신생팀 창단을 서두르는지 모르겠다. 10구단 창단은 여건상 10년 뒤에나 가능하다.
▲KIA=신중히 생각할 문제이긴 하다. 이사회의 다수 의견을 존중해야 할 것 같다.▲두산=민감한 문제라 섣불리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럽다. 다른 모든 구단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건 어느 정도 우리의 입장을 정했다. 이사회를 통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LG=이사회를 통해 밝히겠다.
▲한화=지난 이사회에서 밝혔듯 9구단 문제는 찬성한다. 하지만 10구단 문제는 이번 이사회에서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고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야구 산업 발전을 위해서 진정으로 어떤 쪽이 좋은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겠다. 현재 야구장 문제도 그렇고 초ㆍ중ㆍ고 야구부가 많이 부족하다. 10구단 창단이 내일 바로 결정날 것 같지는 않다.
▲넥센=넥센은 10구단 창단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기본적으로 2013년 NC의 1군 진입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내년부터 9구단으로 가면서 홀수 팀이 돼 발생하게 될 불편한 사항들은 10구단이 와서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 최대한 빨리 10구단이 연고지를 확정하고 창단하기를 희망한다.
▲NC=당연히 찬성한다. 세부적인 내용은 실행위원회와 이사회에서 다루면 된다. 홀수 구단 체제로 시즌 운영을 예전에 했지만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9구단을 창단했으면 10구단 창단은 거스를 수 없다고 본다. 10구단이 생기면 전체 경기도 늘어나고, 신선함을 준다. 리그 확대와 프로야구 성장에 좋은 동력이 될 것이다.
노우래기자 sporter@s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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