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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詩로 여는 아침] 구름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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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詩로 여는 아침] 구름의 탄생

입력
2012.05.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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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부를수록 몸이 가벼워졌다 자꾸만 천장에 붙으려고 한다. 아버지는 화분의 흙 속에 머리칼을 꾹꾹 눌러 담으셨다 머리카락이 흙 알갱이를 단단히 거머쥐고 팔다리는 제멋대로 솟아올랐다 머리털이 자라고 자라 발바닥이 천장에 닿았을 때 두 다리에 힘을 주었다 탯줄은 자를 필요가 없었다.

시인님 가르쳐주시겠어요? 아흐, 그리도 가볍고 부드러운 것을 어떻게 낳을 수 있는지. 싯달타는 출가하기 전 아들을 얻고서 라훌라라는 이름을 지었다지요. 라훌라는 속박, 걸림돌이라는 뜻입니다. 배가 부를수록 몸이 무거워지는 것. 낳아놓으니 점점 더 무거워지는 것. 분명 탯줄을 끊었는데도 다리 사이로 질질 끌고만 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 이 수수께끼 같은 것. 지인들이 아이 걱정에 등이 굽고 눈빛이 어두워집니다. 어머니, 제가 그리도 무거우셨나요? 저는 가볍고 자유롭게 흐르는 것들의 어버이가 되고 싶었어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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