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가계대출 부실채권 비율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도 5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아 부동산경기 침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은행 가계대출의 부실채권 비율은 작년 말 0.6%에서 3월 말 현재 0.71%로 높아졌다. 2007년 3월(0.71%) 이후 최고다. 아파트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신규연체가 급증한 탓이다. 지난해 3월과 9월 각각 2,000억원이던 주택담보대출 신규 연체금액은 같은 해 10~11월 4,000억원으로 두 배나 치솟았다.
그 결과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의 연체 비율은 0.64%로 2006년 9월(0.66%) 수준에 근접했다. 작년 말(0.54%)보다 0.1%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금감원은 “시공사와 분양계약자 사이에 분양계약해지, 채무부존재 소송 및 집단입주 거부사태 등이 늘면서 중도금 대출이자를 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져 집단대출 연체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전체 부실채권 비율도 늘었다. 3월 말 현재 부실채권 비율은 1.51%로 지난해 말(1.36%)보다 0.15%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부실채권 규모는 20조9,000억원으로 2조1,000억원이 늘었다. 부문별로는 기업여신 부실(83.4%), 가계여신(15.3%), 신용카드 채권(1.3%) 순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채권 비율이 미국(4.14%) 일본(2.4%) 등 주요국보다 양호한 편이지만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위해 엄정한 건전성 분류 및 적정수준의 충당금(대손준비금 포함)을 적립하도록 지도하고, 2분기 이후 은행마다 부실채권 목표비율을 설정해 관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찬유기자 jut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