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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저축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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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저축銀 회장

입력
2012.05.0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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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저축은행 김찬경(55) 회장이 영업정지 사흘 전인 지난 3일 회사 돈 200억원을 빼돌려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저축은행 업계 10위권인 미래저축은행은 6일 금융당국에 의해 영업정지 결정이 내려졌다. 부실 저축은행들에 대한 추가 영업정지 조치로 고객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저축은행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신변을 위해 거액의 회사 돈을 빼돌리고 해외 도피를 시도한 것은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의 극단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김 회장은 이미 5개월 전부터 밀항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김 회장은 3일 오후 9시쯤 경기 화성시 궁평항에서 9.7톤급 어선을 이용해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잠복 중이던 수사관들에게 검거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김 회장은 앞서 이날 오후 5시쯤 우리은행 서울 서초지점에서 회사 영업자금 200억원을 현금 130억원과 수표 70억원으로 인출한 뒤, 수표는 다시 입금하고 현금은 지인들에게 10억원씩 나눠 분산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돈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저축은행 고위관계자가 밀항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밀항 알선책 등의 휴대전화 추적 등을 통해 이날 궁평항 선착장에서 잠복하다 김 회장과 알선책 이모씨 등 4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체포 당시 어선 선실에 숨어있던 김 회장이 여권과 5만원권 1,200만원(240장)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점퍼 차림에 자신을 중소기업 사장으로 속이려 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김 회장은 어선을 이용해 공해상으로 나간 뒤 화물선으로 갈아타고 중국으로 밀항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회장은 부실 저축은행 관련 수사로 출국금지되자 중국으로 밀항하기로 하고 지난해 12월부터 알선책 이씨 등을 통해 항포구와 선박 등을 물색하면서 시기를 봐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저축은행 경영평가에서 영업정지를 당하고 부실경영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질 것에 심적 부담이 커져 밀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5일 대검 중수부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에 김 회장의 신병을 인계하고, 알선책 이씨 등 4명에 대해서는 밀항단속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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