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3)씨는 지난해 한 쪽 팔이 저리고 말이 어눌해지더니 갑자기 쓰러졌다. 뇌졸중이었다. 평소 건강했던 A씨는 수술 후 털고 일어났지만 최근에는 건망증 증세가 유난히 심해졌다. 초기 치매 증세였다. 병원에서는 뇌졸중 후유증으로 혈관성 치매가 왔다고 했다. 최근 노인성 질환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질환과 음주, 스트레스 등이 늘면서 중장년층에서도 혈관성 치매가 늘고 있다. 특히 50대 치매 환자 수는 최근 5년 만에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50대의 경우 2010년 치매 진료 환자 수가 8,145명으로 2005년(3,881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총 진료비도 2,189만3,679원으로 2005년(548만9,297원)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30대(268명)와 40대(1,633명) 치매 환자 수도 2005년보다 각각 1.3배, 1.5배 증가했다.
또 2010년 뇌졸중 등 노인성 뇌혈관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40~50대 환자 수(20만7,360명)도 전체 진료 인원(84만3,000여명)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총 진료비는 4억6,622만원으로 65~74세의 진료비(5억5,430만원)에 바싹 다가서고 있다.
이젠 40~50대 중장년층에서도 노인성 질환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치매나 뇌혈관 질환, 파킨슨병 같은 노인성 질환으로 치료받은 40~50대 환자 수는 22만3,036명, 총 진료비는 5,127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노인성 질환 환자 111만2,000명의 20%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진료 환자 수(34만178명)와 총 진료비(7,679억7,000만원)가 가장 많은 65~74세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노인성 질환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인성 질환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대사질환을 가진 환자를 조기 발견하여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뇌졸중이 오면 혈관성 치매가 후유증으로 따라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뇌혈관 질환이 늘고, 사회적 관심 증대로 조기 검진이 늘면서 50대의 치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치매 검진과 관리 서비스를 치매 발생 잠재 그룹인 젊은 층에 대해서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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