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4ㆍ11 총선 이후 처음으로 정치적 고향인 대구ㆍ경북 지역을 찾았다.
박 위원장은 이날 대구경북 총선공약실천본부 출범식에 참석,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어렵게 주신 기회를 헛되이 쓰지 말아야 한다"며 "선거가 끝났다고 국민들에게 절실한 문제보다 우리 내부 문제에만 몰두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경선룰 논란 등 당내 파열음을 재차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어 "총선에서 대구 경북 시도민들께서 새누리당에게 과분한 지지를 보내주신 것은 대구 경북지역을 한번 제대로 발전시켜 보라고 한번 더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대구ㆍ경북 전 지역을 석권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최근 박 위원장의 소통문제를 비판했던 유승민 의원도 참석했지만 정치적 발언은 하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이후 대구 중구 약령시, 경북 영천시 완산시장, 울산 중구의 임신육아박람회 행사장 등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비박(非朴) 진영에선 정몽준 전 대표가 이날 경남 도의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박 위원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 전 대표는 "박 위원장이 당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지만 미래를 위한 리더십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 의문점이 있다"며 "본선 경쟁력에는 2%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박 위원장과 가까운 사람이 대표가 되고 주요 직책을 차지하면 당권ㆍ대권 분리라는 당헌ㆍ당규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도청 월례회의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거론하며 "부모를 잘 만나서 잘 나가는 세습 리더십보다는 역경을 딛고 헤쳐나가면서 서민의 삶 구석구석을 이해하는 서민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시 박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구ㆍ울산=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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