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 후 자신의 체제유지를 위한 핵실험을 단행할 조짐이다. 김정은은 지난달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에 대대적인 열병식을 거행하고 자신의 육성으로 연설을 했지만 북한체제의 견고성은 보여주지 못한 느낌이다. 소위 김일성 100년, 김정일 70년, 김정은 30년을 묶어 강성대국 원년을 표방해왔으나 대대적인 선전과는 달리 강성대국의 선포는 없었다.
이는 앞서 발사한 광명성 3호의 실패가 김정은의 힘을 뺀 것이다.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인공위성으로 위장하고 발사했으나 위성궤도 진입에 실패하고 2분여 만에 폭발, 추락하고 말았다. 김정은은 이를 만회하고자 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북한의 최대 후원국인 중국과 러시아조차도 "미사일 발사 이전에 주민 민생문제를 해결하라"고 충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고 김정은은 고집을 부렸으나 실패의 책임은 고스란히 돌아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경고하는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최근 북한 기업 3곳을 추가로 제재조치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은 즉각 외무성 성명을 통해 "우리 공화국의 합법적인 위성발사 권리를 짓밟으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부당천만한 처사를 단호히 전면 배격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과의 2·29 합의에 우리도 더 이상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태양절 열병식에서는 18m 정도의 초대형 미사일을 새로 선보이면서 위력을 과시했지만 성능보다는 인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허세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을 정도로 김정은은 신임을 잃어 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본격 시작된 김정은의 3대세습은 계획된 순서를 밟아가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달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당 제1비서와 정치국 상무위원,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정치국 위원으로 추대됐다. 이어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회의에서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또 최근 김정은은 북한의 핵심 권력 기구인 인민무력부, 인민군 총정치국,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의 수장을 모두 교체했다. 이로써 김정은은 북한의 당·정·군을 장악했다. 겉으로는 순조로운 3대세습의 안착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더욱 견고한 위치를 다지기 위한 실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3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2차례 그랬듯이 미사일 발사 이후 연이어 핵실험을 할 조짐이다. 남한에 대해 각종 협박성 발언을 해 위기를 조성하면서 서해교전 내지는 심각한 국지전을 일으킬 소지도 다분하다.
김정은의 이러한 행위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및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행위이자 군사도발이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는 총 8억5,000만 달러라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데 이 돈이면 북한 주민 1,900만명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을 구입할 수 있다. 또 북한이 이제까지 핵을 개발하는데 들인 비용은 약 65억8,000만달러로 추정된다. 이 돈으로는 중국산 옥수수 약 1,940만톤을 살 수 있고 이는 북한 전체 주민의 약 8년치 배급량이다. 미사일·핵무기 개발에 막대한 돈을 탕진하면서 굶주리는 주민은 '나몰라라' 하는 북한 정권을 우리는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사회 일각은 아직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인공위성이라고 옹호하면서 대북지원의 재개를 주장하는 등 친북·종북세력들의 혼란은 여전하다.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을 따라 배워 핵과 미사일에만 전념한다면 북한의 미래는 참담하다. 김정은은 미사일과 핵 한방의 발사가 수많은 인민들을 굶주림과 고통으로 몰고 간다는 사실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국제사회의 참을성도 이제 한계에 달했다. 김정은시대의 새 패러다임을 기대해 본다.
강승규 고려대 북한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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