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패션잡지 보그가 말라깽이와 소녀 모델 퇴출을 선언했다. 상식과 동떨어진 모델들을 내세워 미(美)의 기준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보그를 발행하는 콩데나스트인터내셔널은 3일 성명을 통해 “앞으로 16세 미만 모델과 섭식장애를 가진 모델의 사진을 잡지에 싣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6월호부터 새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보그의 19개 언어판 편집장들은 모델 기용에 관한 6개 조항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모델 중개인이 지나치게 나이가 어린 모델들을 무대에 올리지 않는다는 것과 사진촬영에 앞서 모델의 신분증 검사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조너선 뉴하우스 회장은 “전 세계 보그 편집장들은 모델의 건강과 독자의 웰빙에 기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보그는 전통적으로 젊고 깡마른 모델을 선호했다. 최근에는 컴퓨터 보정작업을 거쳐 더욱 날씬하고 어린 모델의 이미지를 추구했다. 이런 뿌리깊은 관행 탓에 2006~2007년 살을 빼느라 거식증에 걸린 모델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프랑스판 보그 1월호는 관능적 분위기를 강조한 10세 여아의 화보를 게재했다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모델 복지단체 모델얼라이언스가 최근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모델 241명을 조사한 결과 54.7%가 13~16세 사이에 일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64%는 중개인으로부터 체중 감량을 강요받았다고 응답했다.
모델얼라이언스 측은 “미성년 모델의 사용은 금전적 착취와 식사 장애, 학업 방해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며 “보그의 건강한 모델 기준이 다른 패션지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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