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제 실시 이후 초등학생 3명 중 1명(31.1%)은 토요일 점심을 굶거나 혼자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절반 이상은 주로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며 토요일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는 4월 11~20일 전국 초교 5, 6학년 1,5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토요일 어린이생활 실태와 의식조사 결과를 4일 공개했다. 토요일 점심을 주로 ‘부모님과 먹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1,044명(68.9%)으로, 나머지는 ▦혼자 챙겨 먹는다 11.1% ▦부모님이 차려놓은 것을 혼자 먹는다 5.2% ▦먹지 않는다 3.2% 등이었다.
‘지난 한달 동안 토요일을 어떤 장소에서 보냈냐’는 질문(복수 선택)에는 집 82.3%, 공원 39.1%, 학교 19.6%, 학원 11.2%, PC방 9.2% 등을 택했다. 애초 주5일 수업 도입 취지처럼 도서관(10.6%), 체육시설(8.4%), 박물관 및 미술관(2.8%) 등에서 문화 체육 체험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 학생은 매우 적었다.
실제 토요일에 한 일(복수 선택)은 TV시청이 53.1%로 가장 많았으며, 컴퓨터 사용이 44.7%로 뒤를 이었다. 상당수 학생이 토요일에 여행(39.6%), 체험활동(22.7%)을 하고 싶다고 꼽았지만 실제로 운동(25.3%), 체험활동(3.9%), 여행(3.7%)등 야외 활동을 한 학생은 드물었다.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이유는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 없어서(36.2%), 부모님이 반대해서(17.2%), 참여 비용이 부담스러워서(5.1%) 순이었다.
‘공부스트레스가 줄었냐’는 질문에는 ‘그저 그렇다’는 답이 25.7%로 가장 많았고 ‘내가 즐거운 토요일을 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을 쓰라는 주관식 질문에는 ▦맞벌이 하는 부모님도 토요일에 쉬게 해달라 ▦숙제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부모님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보충수업을 없애달라 등 다양한 답이 돌아왔다.
손충모 전교조 대변인은 “주5일 수업제 도입 이전부터 교육계가 토요일에 방치될 아이들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지만 여전히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라며“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체육 프로그램 구축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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