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TVㆍ라디오 콘텐츠가 유튜브 팟캐스트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되살아나고 있다. 먼지 쌓인 책장과 창고에 처박혀 있을 법한 낡은 영상과 음성이 인터넷이라는 거대 책장에 꽂히고, 이들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되면서 향수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과거 TV프로그램 찾아보기가 유행이다. 유튜브에서 90년대 TV프로그램에 등장한 핑클 신화 유승준 등의 영상을 찾아 옮기면서 짧은 소회를 적어놓으면 여기저기서 의견 댓글을 달고 동영상 등을 되돌려 보고 있다.
이는 지난 3월부터 유튜브가 MBC, KBS, SBS 등과 협약을 맺고 'TV프로그램'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면서 활성화됐다. 'TV프로그램'은 각 방송사들의 최근 드라마ㆍ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90년대 가요 프로그램까지 고화질 동영상으로 볼 수 있게 만든 서비스. 처음 200여 개 프로그램이 업로드 되면서 시작했는데, 지금도 과거 '음악캠프' '논스톱' '내이름은 김삼순'등의 프로그램들이 계속 업로드 되고 있다.
과거로의 여행은 팟캐스트도 한몫 하고 있다. 예전 라디오 프로그램을 팟캐스트로 다운받아 다시 듣는 것인데, 대표적인 것이 2004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MBC 정은임 아나운서가 진행한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이 팟캐스트는 정은임 추모사업회가 정씨가 진행한 방송 중 300회 분량을 팟캐스트에 올려둔 것으로 청취자들은 스마트폰으로 과거 방송을 다운받아 다시 듣고 있다. 팟캐스트 리뷰 게시판에는 '보물을 찾은 듯, 오랜 친구를 만난듯 반갑다' '예전엔 공부하면서 들었는데 요즘엔 출퇴근 길에 매일 듣는다. 가끔 눈물도 나고 웃음도 난다'는 등의 감상이 올라오고 있다.
아예 특정 스타의 디지털 자료를 한 곳에 모아 놓은 사이트도 등장했다. 92년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팬들은 그들에 대한 온라인 자료를 모두 모아 온라인 기록보관소'서태지 아카이브'를 지난 3월 만들었다. 이 사이트에는 서태지가 출연했거나 언급된 TV, 라디오 프로그램과 동영상 등이 모여 있다.
유튜브 관계자는 "TV프로그램은 해외에서 인기가 많지만 국내 사용자들도 HD급 고화질로 제공되는 90년대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있다"며 "프로그램별로 5~15분 단위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보고 싶은 가수나 코너만 골라보는 요즘 네티즌들의 콘텐츠 소비 행태와도 잘 맞아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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