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非朴) 진영 대선주자들이 2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본선 경쟁력을 두고 일제히 물음표를 쏟아냈다. 이들의 비판은 총선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수도권 득표율 등을 집중 거론하며 '박근혜 대세론'의 한계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날 대선 예비후보 등록 후 첫 지방 방문지로 광주를 찾은 정몽준 전 대표는 "총선은 무승부였고 새누리당의 대선 환경은 결코 유리하지 않다"며 "대선 후보는 공정 경쟁을 통해 본선 경쟁력 있는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정치인 지지도라는 것은 목욕탕 수증기와 같다. 여태까지 누가 인기가 높았다는 것은 어제 내린 비"라면서 "수도권에서 20, 30대와 대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저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다른 비박 진영 대선 주자들과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언처럼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으로서 재집권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총선 득표율에서 젊은층과 수도권에서 많이 패배했는데 대선에선 투표율이 더 올라갈 것이므로 현재로선 어렵다"고 가세했다.
김 지사는 "지금 당은 전부 '박심(朴心)'살피기에 몰두하는 등 박 위원장 1인당처럼 돼 있다"며 "민주주의가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맹공했다.
한편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은 "지지율이 1~2%, 심지어는 그것도 안 되는 분들이 대선 경선에 나가겠다고 하면 경선 자체를 희화화시킬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비박 진영의 주자들을 폄하했다.
그는 "정 전 대표는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장본인이며, 당 대표였던 2010년에는 지방선거 참패로 당이 몰락하는 계기를 만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지사는 민중당인지 뭔지 했던 사람들이고 실패한 이명박 정권의 한 축을 이룬 사람들"이라며 "실패한 청와대의 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실장도 대선 출마 자격이 있는지 굉장히 이상하다"고 공격했다.
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중도 보수는 기본적인 예의가 있어야 하는데 일부 비대위원들은 정상적인 사고력이 없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