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보루마저 무너진 독수리 군단의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꼴찌 한화가 2일 잠실 LG전에서 에이스 류현진을 내고도 2-6으로 충격의 완패를 당했다. 시즌 14패(5승)째를 당한 한화는 7위 KIA와 승차도 2.5경기로 벌어졌다.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승수와 패수의 차이가 무려 '9'나 된다. 극심한 투타 엇박자에 고질적인 수비 불안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류현진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승부는 1회에 일찌감치 갈렸다. 볼넷 2개를 내 주며 1사 1ㆍ2루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4번 정성훈에게 결승타가 된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첫 실점을 했다. 이어 5번 정의윤에게도 좌전안타를 내 준 뒤 6번 최동수의 유격수 땅볼 때 2점째를 내 줬다. 여기까지는 류현진이라면 큰 문제가 아니었으나 곧이어 예상치 못한 카운터펀치를 맞고 말았다. 계속된 2사 3루에서 무명의 7번 김재율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한 것. 볼 한 개를 던진 뒤 2구째 134㎞ 짜리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로 유인구를 던졌으나 김재율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김재율은 지명타자로 나선 3루수 정성훈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탓에 선발 3루수로 행운의 기회를 잡은 뒤 '사고'를 쳤다.
수비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3개의 실책이 류현진의 힘을 더 빠지게 했고, 공격에서도 4개의 병살타로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등 총체적 난국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경기 후 "할 말이 없다"며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류현진은 5이닝 6안타(1홈런) 3볼넷 7삼진 5실점으로 시즌 2패(1승)째를 기록하며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행진도 중단됐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를 찍었지만 앞선 4경기와 같은 위력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날 류현진을 지켜 보기 위해 피츠버그와 애리조나, 오클랜드, 시카고 컵스 등 메이저리그 4개 구단 스카우트가 방문해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롯데의 4연승을 저지하며 6-4로 승리를 거뒀다. 넥센 6번 오재일은 4-4로 맞서던 8회말 1사 2루에서 우월 결승 2점 홈런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넥센 강정호는 3-4로 뒤지던 6회말 1사에서 시즌 8호째 중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홈런 공동 선두로 뛰어 올랐다. 6회 2사 후에 마운드에 오른 넥센 김상수는 2.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승리 투수가 됐다. 손승락은 9회 1이닝을 1안타로 막아내고 시즌 5세이브째를 챙겼다.
대구에서는 두산이 삼성을 5-3으로 꺾고 5일 만에 선두(11승1무5패) 자리를 탈환했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7이닝 무실점 역투로 다승 단독 선두(4승1패)로 올라섰다. 광주 KIA-SK전은 비로 취소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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