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한미 FTA 등과는 달리 관세 철폐 때 상대국 시장 잠식이 우려되는 민감한 품목 보호를 위해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는 상품과 서비스, 투자, 협력 등 분야별 협상 지침을 마련하는 등 전체적인 협상의 큰 틀을 도출한다. 이 중 상품 분야는 양국의 민감한 업종 보호를 위해 일반 품목군과 민감품목군, 초민감품목군으로 나눠 단계적인 관세 철폐 등 다양한 민감성 보호장치를 마련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기후대가 비슷하고 가격경쟁력이 월등히 높은 중국 농산물의 대량 유입을 막기 위해 쌀과 고추 등 국내 주요 농산물은 초민감품목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도 “미국 등 여러 나라와 FTA를 체결했지만 접근성과 농산물 가격 등을 고려할 때 지금까지 추진된 어떤 FTA보다도 큰 피해가 우려된다”(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농수산 및 중소기업 분야가 민감, 또는 초민감품목이 되도록 특별히 배려하겠다”(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고 밝힌 바 있다.
서비스, 투자, 규범 및 비관세장벽 분야는 상호 의견 교환을 거쳐 2단계 협상의 가이드라인을 도출한다. 만일 1단계 협상에서 상품 분야 민감품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단계 협상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2단계 협상은 1단계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상품과 서비스, 투자, 규범 등 전 분야에 대해 일괄타결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된다. 서비스 분야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보다 높은 수준의 자유화, 투자 분야는 양국이 이미 체결한 다른 투자협정을 고려해 양자 간 투자흐름과 관련된 사항이 적절히 다뤄지는 차원에서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역외가공지역과 관련해선 중국이 개성공단 생산 제품에 대한 특혜관세 부여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있어, 한중 FTA가 체결되면 개성공단 제품의 무관세 중국 수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국내 민감품목을 충분히 보호하면서 주력 수출품에 대한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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