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 세워질 133층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 건설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총 사업비 3조 3,263억원을 투입해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높이 640m)을 지어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와 사업자의 계획이 사업성 악화로 무산 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30일 랜드마크 타워의 층수를 줄이는 형태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는 30일 '상암 DMC 랜드마크 133층 고수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논의를 본격화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랜드마크가 꼭 초고층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며 "두바이의 버즈 두바이 타워 건설로 세계 최고 높이의 건축물이라는 상징성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랜드마크 타워 사업자인 서울라이트타워의 유현주 대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사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사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현재 133층 규모인 랜드마크 빌딩의 층수를 70층으로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라이트타워는 2009년 사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사업 계획 내용 변경을 요청했다. 서울시가 거듭 계획을 반려하자 서울라이트타워는 지난달 초 지하 9층, 지상 133층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을 지하 7층, 지상 70층으로 낮추는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4차 변경 계획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에 대해 무척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사업자 측의 요구처럼 층수를 낮출 경우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이 퇴색할 뿐만 아니라 주거 비율을 높여줄 경우 특혜 의혹도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서울라이트 측은 최근 착공 시한을 이달 말로 늦추고, 계획 변경에 대해 현재 협의 중에 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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