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이상 미뤄져 온 한일 국방장관회담 개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에서 한미일 공동군사훈련 등 일본과의 본격적인 군사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1일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될 주요의제에 대한 실무차원의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회담은 이르면 다음주 중 일본 도쿄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서울에서 열렸던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일본 방위상의 회담 이후 16개월 만이다. 지난해 9~10월 갖기로 한 후속 회담은 일본 측 사정으로 열리지 않았다.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양국간 '물품서비스 상호제공협정(ACSA)'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체결 여부다. GSOMIA란 양국 군이 군사기밀을 공유하는 협정으로 한국과 미국, 미국과 일본 간에는 협정이 맺어져 있다. ACSA는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이나 대규모 재난 등의 상황에서 양국 군이 상호 군수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협정이다.
우리 정부는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해 GSOMIA보다 ACSA를 먼저 체결한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협정 체결을 위한) 합의까지는 논의가 좀더 필요하다"면서도 "실무협의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2010년 한일간 인적 교류를 주요 내용으로 한 '한일 국방교류에 관한 의향서'를 체결한 이래 좀더 긴밀한 수준의 군사협정 체결 협상을 지속해왔다. 평소 김 장관이 실사구시를 강조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회담에서 전격적으로 GSOMIA나 ACSA가 체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은 한국 해군이 2척만 보유하고 있는 이지스함을 5척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공군이 1대만 보유하고 있는 조기 경보기를 10여대 보유하고 있는 등 상당한 대북 정찰ㆍ감시능력을 지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양국 국방장관회담 개최의 변수는 일본의 정치상황이다. 일본 참의원이 지난달 다나카 나오키(田中直紀) 일본 방위상의 자질 문제와 북한 광명성3호 발사에 대한 대처미숙을 문제삼아 문책결의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나카 방위상이 지난 1월 입각한 점을 고려하면 유임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ASCA나 GSOMIA 등 한일간 군사협정 체결로 오랜 금기였던 한일 군사교류의 빗장이 풀린다면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자극, 동북아에 신냉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견제해야 할 우리 입장에서 한일간 군사협정 체결은 불필요하다고 본다"며 "냉전의 최대피해자인 한국이 새로운 냉전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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