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은 청년비례대표 후보 선출 과정에 부정선거 의혹이 있다고 잠정적으로 판단, 이 분야의 진상 규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조준호 공동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 진상조사위원회는 2일 1차 조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복수의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진상조사위는 100%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 청년비례대표 선정 과정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서버관리업체가 소스코드를 몇 차례 변경한 사실이 확인됐는데, 후보자를 5명으로 압축한 투표 결과와 1명을 최종 선정한 투표 결과에 큰 차이가 난 것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내에선 청년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 선거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별다른 선거관리 경험이 없는 당 청년위원회가 선거관리위원회도 구성하지 않은 채 후보 선정을 위한 선출위원회만 꾸려 절차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스코드 열람 사실도 최종 투표 결과에 의문을 제기한 조성주 후보 측의 문제 제기가 없었으면 아예 묻힐 뻔했다.
조 후보는 서류심사를 통해 20명으로 후보자를 압축한 뒤 실시한 청중평가단(460여명) 평가에선 1위였지만, 최종 5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투표에선 17.3% 득표에 그쳐 46.4%를 얻은 김재연 당선자에게 큰 차이로 패했다.
진상조사단은 특히 온라인 투표 결과를 담은 서버의 접속기록(로그파일)에 외부에서 접촉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스코드 열람만으로도 투표 진행 상황이 특정 후보자측에 유출됐을 개연성이 있는데, 외부에서 로그파일에 접촉했다면 입ㆍ출력값 변동을 통해 투표 결과가 조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진상조사단의 판단이다.
통합진보당은 청년층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위대한 탄생'의 멘토단과 '나는 가수다'의 평가단을 결합한 후보 경연 선출 방식을 고안해 '위대한 진출'이란 이름을 붙였지만, 세부적인 선거관리 측면에선 취약점을 노출했다. 일각에선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이 청년위원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고, 김 당선자가 당권파와 가깝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한다.
한편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통합진보당의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 "비례대표 부정이 밝혀지면 그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고 헌법기관 구성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통합진보당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의혹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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