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연 예술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26회 국제공연예술협회(ISPA) 총회가 6월 11~16일 서울에서 열린다. 공연예술계의 '다보스포럼'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총회의 주제는 '문화 변동(Cultural Shift)'. 아시아에서는 도쿄나 베이징보다 먼저 열린다.
총회에서 기조연설(6월 13일)을 맡은 가야금 명인 황병기씨는 지난달 30일 열린 행사 설명회에서 "세계 공연 예술인들이 가장 공연하고 싶어하는 곳으로 꼽은 서울에서 세계 문화 예술의 미래를 논의하는 천지개벽의 자리"라고 의미를 짚었다. ISPA와 함께 총회를 공동주최하는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는 "공연 예술계의 유엔 총회"로 압축해 설명했다. 안영리 서울문화재단 ISPA 실무팀장은 "공연 예술 분야에서 동서 교류 현장을 서울에서 체험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 공연 예술의 역량을 세계에 효과적으로 알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2006년부터 행사에 참가해온 문훈숙 유니버설 발레단 대표는 "지난해 월드 투어 때 한국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느꼈다"며 " 해외의 공연 경향을 파악하고 훌륭한 협력 파트너를 탐색해 우리를 문화적으로 홍보할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 총회 폐막 공연이었던 '바리'를 공식 공연작품으로 6월 14일 새롭게 선보일 무용가 안은미씨는 "1992년 뉴욕 살 때 ISPA를 알고 (너무 부러워)침만 흘렸다"며 반겼다.
총회에서는 세계 각국의 국제 공연 예술 리더와 400여 공연 주체가 이 시대 공연 예술이 갖는 가능성을 총체적으로 모색ㆍ점검한다. 35개 나라에서 온 외국인 150여명을 포함해 300명이 넘는 세계 공연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예술 경영 등을 주제로 국제 네트워크의 가능성도 깊이 있게 논의한다.
변신(變身)이라기보다 문화를 통한 부드러운 뒤척임, 즉 번신(飜身)을 지향하는 이번 행사는 황병기씨의 연설 '한류, 그 경계를 넘어'와 안숙선 명창의 소리로 길을 떠난다. 각국의 리더들은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명동예술극장, 문래예술공장 등에서 탈서구화 시대에 공연 예술 분야의 새 허브로 떠오른 아시아, 특히 한국의 가능성에 주목할 전망이다. '한류, 그리고 서울 문화 열풍'(13일) '아시아태평양의 물결: 소프트 파워 시대의 공연 예술'(14일) '세계의 물결: 예술과 기술'(15일) '미래의 꽃, 공연 예술 누가 이끌 것인가'(16일) 등 행사의 무게 중심을 잡아줄 공식 포럼은 문화 현상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총회는 국제 무대 진출의 교두보인 미니 아트 마켓 역할도 한다. 감춰진 경쟁의 열기가치열한 까닭이다. 10분 안에 전문가를 사로잡아야 하는 각국 예술단체ㆍ기관들의 홍보 부스의 열기가 이 행사의 알짜인지도 모른다. 서울문화재단 (02)3290-7055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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