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점령 시위대가 노동절(5월 1일)을 맞아 활동을 재개했다. 시위대는 이날을 ‘99%가 없는 날’로 명명하고 노동자들에게 총파업을 주문했다. 이들은 또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미국의 100개 이상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인 시위와 시민불복종 운동을 촉구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시위대가 금문교를 행진하고 금문교 봉쇄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져 경찰과 충돌이 우려된다.
점령 시위의 본산인 뉴욕 맨해튼에서는 피켓시위, 행진 등 다양한 행사에 4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뉴욕시를 지배하는 기업들에 반대하는 창조적 파괴’ 행사가 주목된다. 시위대가 맨해튼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와 터널의 차단을 기도할 것으로 전해져 대규모 연행 사태가 불가피해 보인다. 맨해튼과 뉴저지를 연결하는 조지워싱턴 브리지나 브루클린 브리지, 링컨터널 등은 교통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설이다. 지난해 10월 1일 브루클린 브리지 시위 때는 700여명이 연행됐었다.
점령 시위 활동가들은 이날 노동자와 대학생, 이민자들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99%의 힘을 규합해 지난해와 같은 운동의 동력을 얻고 영향력을 확대시키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점령 시위대의 약점인 주장과 세력의 분산이 계속되면서 이번 투쟁이 폭발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활동가들이 총파업을 요구하고 있으나 노동조합의 지지율은 낮은 편이다. 철강노조 측은 노조에 의한 총파업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점령 시위대는 99%대 1%로 불리는 불평등과 대학생의 학자금 채무, 주택압류 등 기존 관심사에 우익단체 및 유색인종 문제를 추가, 더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사회에 불만을 가진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로 주목을 받은 점령 시위대는 지난 겨울 이후 활동이 미미한 상태다. 올해 3월 들어 본격적인 운동 재개를 선언했으나 부활에는 실패했다. 시위 본거지인 맨해튼 주코티공원에서는 4월 30일 단 한 사람만이 피켓시위를 했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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