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예정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지원 최고위원과 비(非)박지원 진영 의원 3인 중에 누가 이길지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당초 이해찬 전 총리와 박지원 최고위원 당권-원내대표 역할분담 합의가 이뤄졌을 때 박 최고위원이 낙승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으나 역할 분담론에 대해 '구태 담합' 이란 비판이 쏟아지면서 박 최고위원이 역풍을 맞고 있다. 또 비박 진영의 유인태 당선자와 전병헌 이낙연 의원 등이 3자 연대를 추진하고 있어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1차 투표에서 박 최고위원이 승리를 확정하지 못할 경우 3자 연대에 참여한 후보가 역전승을 거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각 후보 측의 판세분석을 종합하면 지지표가 겹치거나 표심이 드러나지 않은 당선자 20여명의 향배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후보 4명이 출마한 이번 경선에서는 19대 총선 당선자 127명이 원내대표를 선출하게 된다. 최대 관건은 현재 선두를 달리는 박 최고위원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인 64표를 얻을 수 있을지 여부다. 박 최고위원은 구(舊)민주계 20여명, 이해찬 문재인 상임고문의 영향권에 있는 친노(親盧)직계 25명 등 50~55명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분석이 많다. 박 최고위원 측은 "1차 투표에서 70표 가깝게 얻어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박 진영은 "박 후보의 최대치는 60표에 미치지 못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유 당선자는 당내'진보개혁모임'과 '민평련'소속 당선자들의 지지를 이미 얻어낸데다 여기에 486세대 당선자 일부를 더하면 40표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의원은 정세균계의 지원을 중심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전 의원 측은 "비노(非盧) 그룹 및 중립 성향 중진과 486 당선자 일부까지 합쳐 30표 정도가 우리 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호남•구 민주계 일부에서 10~15표 가량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 진영의 분석대로라면 승부는 결선투표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다. 비박 진영 후보 3명은 이미 1차 투표의 최다 득점자를 결선투표에서 밀어주기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일 3자 회동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때문에 1차 투표에서 비박 3명 중 한 후보가 최다 득표를 하거나, 박 최고위원이 10표 이내의 차이로 1등을 차지할 경우 2차 투표에서 비박 진영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박 최고위원이 1차에서 과반에 근접하거나 15표 이상 차이로 1위를 기록한다면 결선투표의 표심이 대세론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상임고문과 한명숙 전 대표, 박지원 최고위원이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가져 주목된다. 정 고문은 이날 모임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그가 모임을 가진 뒤 "이_박 연대는 올드패션이다. 대선을 앞둔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변화이다. 국민이 이변을 원한다면 이변을 만들어내는 것이 당이 살길이다"라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이를 두고 정 고문이 전병헌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편 이날 열린 초선 당선자 간담회에서도 박 최고위원과 나머지 세 후보는 정견 발표를 통해 신경전을 벌였다. 세 후보는 " 역할분담론은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담합"이라며 맹공을 퍼부었고, 박 최고위원은 정권교체 불가피론을 앞세워 방어에 나섰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