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1,2월 반짝 회복 기미를 보였던 경기지수가 두 달 만에 다시 후퇴했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3월 산업동향'에 따르면 3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늘어났지만 2월보다는 3.4%포인트 줄었다. 금속가공(-10.5% 포인트), 석유정제(-9.8%포인트), 기계장비(-7.4%포인트) 등 주력 생산부문의 부진이 주된 요인이다.
지난해 4분기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1,2월에 주로 반영됐고, 3월은 반도체업계 등의 재고 조정 등 계절적 특이요인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 1분기의 회복세가 불안하다는 증거로 볼 만하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경기가 다시 침체로 반전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나 아직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에는 불안 요인이 많음을 일깨운다.
이번 통계에서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2월보다 2.9%포인트나 낮은 78.2%로 떨어져 80%대가 무너졌다. 서비스업 생산도 보건ㆍ사회복지 분야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2월보다 1.0%포인트 하락했고, 설비투자는 2월 대비 7.0%포인트 줄었다.
국내 경기 회복을 섣불리 낙관할 수 없는 것은 글로벌 경제 회복 전망과 떼어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예상을 밑도는 2.2%에 그쳤듯, 해외시장의 회복세가 더디다. 스페인 국채 신용등급이 2단계나 강등되는 등 유럽 재정ㆍ금융 위기의 불씨도 여전한 주의를 요한다.
그러나 대외 환경의 변화는 정책의지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자발적 경기회복의 관건은 역시 내수 부진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 대책이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기업 경기실사지수에서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5월 업황지수(BSI)는 각각 90과 85로, 4월보다 5, 3포인트 높았다. 100에 못 미쳐 아직은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대로라면 2분기 이후의 긍정적 전망을 기대할 만하다. 무엇보다 제조업체와 비제조업체가 최대 애로사항으로 '내수 부진'을 함께 꼽았으니 물가 불안을 차단할 물가안정책 등 수요 관리에 정책당국의 노력이 집중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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