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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조현오 "수원 사건은 백배 잘못… 룸황제 사건은 잘못 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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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조현오 "수원 사건은 백배 잘못… 룸황제 사건은 잘못 알려져…"

입력
2012.04.3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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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이 30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재직 1년 8개월 만이다.

조 청장은 이날 오전 11시 미근동 경찰청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수원사건은 백배 사죄하고 변명도 할 수 없는 잘못이지만, ('룸살롱 황제') 이경백 사건은 너무 잘못 알려져 안타깝다"며 청장으로서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미리 준비된 이임사를 읽기 전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라며 작심하고 한 말이다.

조 청장은 "서울 청장 시절 이경백과 통화한 사실만으로도 경찰관 40명을 징계했다"며 경찰의 자정노력이 있었음을 애써 강조했다. 검찰의 '룸살롱 황제 뇌물리스트' 수사로 경찰이 부패집단으로 비치는 데 대해 유감을 표현한 말로 풀이된다.

조 청장은 또 "수원사건과 성매매업소 유착비리로 경찰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분노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국민의 신뢰는 경찰의 생명이자 혼이고 경찰은 국민이 키우는 자식과 같으니 잘못은 따끔하게 꾸짖되 힘내서 일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과 격려도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내가 청장이 됐겠느냐"며 "모든 국민이 등을 돌리더라도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임식 분위기는 사뭇 비장했다. 조 청장은 이임사를 하는 동안 목이 메어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 것도 여러 번이었다. 이임사를 마칠 때에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임식장 안팎에는 "조현오 청장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경찰 내부에서는 "조 청장이 검ㆍ경 수사권 조정 때 직을 걸고 검찰과 맞서는 등 경찰의 독립성을 지키려고 애써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는 말이 나왔다.

부산 출신인 조 청장은 외무고시 15회 출신으로 외무부에서 근무하다 1990년 36세의 나이로 경찰에 발을 디뎌 부산청장, 경기청장, 서울청장 등을 거쳐 2010년 8월 16대 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 퇴임 후에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고문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날 이임식에는 김기용 경찰청장 후보자와 경찰 지휘부 등 450여명이 참석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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