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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병원엔 부자들이 서너 배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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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병원엔 부자들이 서너 배 더 간다

입력
2012.04.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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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이 적은 가정이라고 해서 질병에 덜 걸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빠듯한 생활에 건강을 챙기지 못해 질병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 그러나 소득하위 계층일수록 병원ㆍ약국을 찾는 일수가 적고, 더구나 국내 최고 의료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44개 상급종합병원 내원 일수는 고소득층에 비해 3~4분의 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득에 따른 의료 이용의 양극화 현상은 해마다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료 부담 대비 급여비 현황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가정 중 소득ㆍ재산이 가장 많은 상위 5%(건강보험료 납부액 기준)는 한해 1인당 평균 2.1일 상급종합병원을 내원했다. 상급종합병원을 가장 적게 찾은 소득하위 계층(0.6일)에 비해 3.5배 높았다. 직장가입자 가정도 소득상위 5%는 상급종합병원을 한해 1인당 1.8일 내원했지만, 소득하위 계층은 0.8일에 불과해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건보료 납부액을 기준으로 지역가입자의 소득계층을 20등분 했을 때, 소득 수준별로 상급종합병원 이용 차이가 명확히 나타났다. 가장 소득이 적은 1분위(하위 5%)는 1인당 연평균 1일, 그 다음 저소득층인 2분위는 0.7일, 3~5분위는 0.6일, 6~8분위는 0.7일, 9~12분위는 0.8일, 13~15분위는 0.9일이었다. 고소득 계층인 16~19분위는 1~1.4일이었다.

직장가입자도 1~6분위는 한해 0.8일, 7~8분위 0.9일, 9~10분위 1일, 11~13분위 1.1일, 14~16분위 1.2일, 17~19분위 1.3일로 상급종합병원 이용 일수와 소득 간 뚜렷한 연관관계를 보였다.

최하위 계층인 지역가입자 1분위는 다른 저소득층에 비해 상급종합병원 이용이 많았을 뿐 아니라, 종합병원, 병ㆍ의원, 약국 이용일수는 전 계층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중병에 걸려 병원 이용이 많은 환자의 경우, 소득 최하위 계층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종합병원, 병ㆍ의원 내원 일수는 소득계층별로 차이가 덜했다. 종합병원 내원 일수는 지역가입자의 경우 한해 1인당 1.4~2.3일(1분위 제외하면 1.4~1.6일), 직장가입자는 1.3~1.7일이었다. 병원급에서는 지역가입자의 경우 오히려 일부 저소득층의 이용이 조금 더 많은 현상도 나타났다.

약국 이용 일수(처방약 구입기준)는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하위 계층은 한해 1인당 7~8일, 상위계층은 9~10일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직장가입자는 소득하위 계층이 한해 8~9일, 상위계층은 10~11일 정도였다.

한해 병원ㆍ약국 이용일수 평균은 지역가입자는 27.1일, 직장가입자는 29.4일이었는데 전반적으로 소득하위 계층은 이용일수가 평균보다 1~3일 정도 적었고, 상위계층은 평균보다 1~2일 높았다.

문제는 이런 의료양극화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2008년에는 소득계층별로 상급종합병원 이용 일수가 0.5~1.5일, 2009년에는 0.5~1.8일이었다. 직장가입자도 2008년 0.6~1.3일, 2009년 0.7~1.5일이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주원석 재정통계센터장은 "상급종합병원은 환자 본인 부담금이 더 많기 때문에 소득계층별로 내원 일수에 차이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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