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미국에서 광우병 젖소가 발견돼 미국산 쇠고기는 물론 가공육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를 원료로 한 분쇄육과 가공육이 수입되지 않고 있어 일단 안심해도 좋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밀수 제품이 대량 유통된 적이 있는데다 국내 가공육 유통실태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어 100%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미국산 식육 가공육품은 총 1만473톤. 이들 제품에 사용된 가축은 닭과 돼지, 칠면조 등이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에는 모든 월령의 미국산 쇠고기 분쇄육ㆍ가공육 제품이 수입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2008년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와 마찬가지로 분쇄육ㆍ가공육도 월령 30개월 미만만 수입하기로 해 30개월 이상은 들어올 수 없다. 문제는 미국의 가공육 수출업자들이 30개월령 미만 소의 분쇄육만 가공했는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미국 가공육 수출업자들은 국민들이 햄버거를 즐기는 자국에 큰 시장이 있는데, 시장 규모가 적은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해 도축장과 가공공장을 찾아 다니면서 30개월령 이하 분쇄육을 찾는 게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를 가공한 제품이 전혀 안 들어온다고 보장할 수 는 없다. 관세청은 작년 4월 30개월령 미만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미국 정부의 수출증명서를 받지 못한 미국산 쇠고기를 가공해 만든 햄과 소시지 16만점(시가 6억원 상당)을 검역 없이 밀수한 김모(31)씨와 유통업자를 적발한 적이 있다.
정부가 국내 가공육 업계에서 어떤 제품들을 취급하는지 정확한 유통 실태를 모르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는 "가공육 제품이 수입되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혹시라도 모를 미국산 가공육 제품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정확한 국내 유통 실태 파악을 포함한 보다 강화된 대책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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