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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가택수색 부실, 내연커플 자살 못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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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가택수색 부실, 내연커플 자살 못 막았다

입력
2012.04.2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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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20대 여성 살인범 '우웬춘 사건'의 부실수사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수원 중부경찰서가 이번에는 자살의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부실한 가택 수색으로 내연관계에 있던 두 사람의 자살을 막지 못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경찰이 현장을 떠난 뒤 얼마 안돼 자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경찰의 부실 수색을 원망하는 듯한 내용이 발견돼 유족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29일 경기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28일 낮 12시42분께 수원시 팔달구 김모(54)씨 아파트에서 김씨와 내연녀 최모(44ㆍ여)씨가 숨져있는 것을 김씨의 딸(24)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김씨는 화장실 출입문 위 가스배관에 목을 매 숨져 있었고, 최씨는 안방 침대에서 이불이 덮인 채로 질식사한 상태였다.

그러나 경찰은 전날 최씨 남편으로부터 자살의심 신고를 받고, 사건발생 직전 김씨 집을 수색했다. 경찰은 26일 오후 8시18분쯤 최씨 남편으로부터 "부인이 내연남을 만나기 위해 가출한 것 같다. 자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신고를 받고, 휴대폰 위치추적 등을 통해 27일 새벽 1시42분쯤 김씨 집을 방문했다. 김씨는 경찰에게 "최씨와 아는 사이지만 최근에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며 "딸이 방에서 자고 있는데 (방 수색을 하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강력히 항의했고, 경찰은 수색을 멈추고 그냥 돌아갔다. 하지만 당시 최씨는 김씨의 집 안방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숨진 김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는 "서로 사랑해서 갑니다. (중략) 새벽에 경찰이 왔는데, 신고를 받고 왔으면 제대로 조사를 하고 가야지…"라고 경찰을 탓하는 듯한 내용이 발견됐다. 최씨 유족들은 "경찰이 제대로 수색만 했다면 두 사람의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며 "처음 신고접수 때 자살 가능성에 대해 거듭 강조를 했는데도 경찰은 이를 무시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경찰 측은 이에 대해 "최씨 남편이 단순 가출로 신고를 했었다"며 "최근 최씨가 내연남(김씨)과 함께 있는 것을 남편이 본적이 있다고 말해 납치ㆍ감금 등 강력범죄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특히 "김씨가 탐문 당시 강하게 항의해 더 이상의 수색이 어려웠다"며 "특히 현관문을 열었을 때 김씨의 행동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최씨가 집 안에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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