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또 포착됐다.
AP통신은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로부터 입수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실험용 갱도 굴착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탄광차 행렬이 목격됐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풍계리는 북한이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 두 차례 핵실험을 한 장소다.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8일 사이에 촬영된 사진들을 보면 현장에서 굴착된 토사가 쌓여 있으며 그 양은 8,000㎥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 장소에서 파낸 토사를 탄광차로 실어 나른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 노스'의 편집자인 조엘 위트는 "이 사진들은 북한이 지난 몇 달 동안 다양한 핵실험 준비 작업을 해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다만 언제 핵실험을 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1일 미 상업위성인 퀵버드도 풍계리 갱도 입구에서 포착된 토사 더미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이 종래의 플루토늄 방식이 아닌 우라늄농축 기술을 적용해 핵실험을 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고농축우라늄(HEU) 기술 개발에 성공해 핵무기 생산에 충분할 정도의 핵물질을 비축했다"고 말했다.
하이노넨 전 차장은 북한이 2010년 11월 지그프리드 헤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공개한 영변의 대규모 우라늄농축 시설을 HEU 활용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북한은 1990년대 중반 파키스탄의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로부터 입수한 원심분리기 등을 가지고 우라늄농축을 시작했다"며 "이 기술을 발전시켜 HEU를 생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이노넨은 북한이 매년 생산되는 1.8톤의 저농축우라늄과 1,000개의 원심분리기로 HEU 40㎏을 생산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통상 핵무기 1개를 제조하려면 HEU 15~20㎏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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