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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절세도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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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절세도 혁신?

입력
2012.04.2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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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본사가 있지만 재무관리는 그곳에서 300㎞ 이상 떨어진 네바다주 휴양도시 리노 사무소에서 담당한다. 캘리포니아의 법인세 8.84%를 네바다에서는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주마다 다른 법인세율을 이용한 조세회피로 미국에서만 수백만달러를 절세한다. 29일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애플의 절묘한 절세법은 미국에 그치지 않고 아일랜드,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버진 아일랜드 같은 조세피난지에 걸쳐 이뤄진다. 리노 사무소가 국가별 보조금과 세율을 파악해 본사가 세금을 적게 내는 방법을 조언한다. 애플은 지난해 342억달러를 벌어들여 33억달러(9.8%)의 세금을 냈는데 이런 절세법이 없었다면 미국에서만 24억달러의 세금을 더 내야 했다. 이에 비해 월마트는 애플보다 적은 244억달러를 벌었으나 애플보다 많은 59억달러(24%)의 세금을 납부했다.

수익의 7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애플은 올 회계연도에 미국 기업 중 최대 규모인 456억달러의 순익이 예상되지만, 순익의 대부분은 해외에 그대로 보관될 전망이다. 해외에서 번 이익을 미국으로 가져오면 연방세 35%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일랜드-네덜란드-카리브해의 자회사로 이익을 순환시켜 절세 회계기법을 도입한 첫 기업이다. 수백개 대기업들이 애플의 이 절세법을 흉내 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란 IT 대기업이 디지털 시대에 뒤떨어지는 세금코드를 이용해 어떻게 이득을 취하는지 보여준 대표 사례"라고 평가했다. 애플의 혁신이 꼭 제품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애플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영국 사회는 지난해 애플이 95억달러의 수익을 올린 영국에 고작 1,600만달러의 세금을 냈다며 분개하고 있다. 애플 측은 "최고의 윤리적 기준에 따라 모든 법을 지키며 사업을 하고 있다"며 절세가 합법임을 강조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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