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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해체' 여자농구 신세계 14년 프랜차이즈 허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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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해체' 여자농구 신세계 14년 프랜차이즈 허윤자

입력
2012.04.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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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자(33∙183cm)는 신세계에서만 14년을 몸담았다.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 프로 생활의 시작과 끝은 한 팀에서 마무리 하고 싶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신세계가 지난 13일 팀 해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허윤자는 당시 일주일 동안 끙끙 앓았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숙소에서 짐을 빼려 할 때 신세계가 ‘인수 기업이 나타낼 때까지 합동 훈련을 지원해준다’고 했다.

27일 서울 청운동 신세계체육관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23일부터 선수들이 다시 모였다. 어두운 표정만 짓고 있을 수 없었다. 지켜보는 후배들이 많다. 그래서 일부러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이 있다고 들었다.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다행이다. 신세계와 이별이 아쉽지만 새 만남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우리 땜에 여자 농구 망할까 걱정”

신세계는 농구 인생의 자부심이자 전부였다. 허윤자는 농구 명문 선일여중∙고를 졸업한 이듬해 1998년 신세계에 입단했다. 그는 2년차부터 줄곧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2004년에는 국가대표에 뽑혀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신세계 주전 센터 겸 프랜차이즈 스타로 10년 가까이 코트를 누볐다.

허윤자는 “신세계에서 선수 생활을 마칠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내 그는 “13일의 금요일 저주 같았다. 마침 집안에 장례식도 있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이겨내려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며 애써 웃었다.

최근 여자농구는 잡음이 많다. 신세계 농구단 해체를 비롯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허윤자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우리와 관련된 일로 여자농구 분위기가 흐려지는 것 같았다. 이러다 여자농구가 망하면 어쩌나 싶어 걱정을 많이 했다. 빨리 인수 기업이 나타나고, 대표팀 문제도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2개 기업에서 인수 관심...5월초 발표

신세계는 허윤자가 가장 힘들 때 손을 내밀어준 팀이다. 허윤자는 2006년 선수 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양 무릎의 반월상 연골(허벅지뼈와 종아리뼈 사이의 관절에 있는 물렁뼈로 외부 충격을 흡수한다)이 파열됐다. 재활 기간이 2년이나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 허윤자는 “농구를 그만 두려고 했다. 그런데 구단이 기다려준다고 했다. 그래서 세포 이식을 통한 재생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이겨낸 원동력은 구단의 배려에 보답하기 위한 의지였다”고 설명했다.

허윤자는 2008년 시즌 막판 코트로 돌아왔다. 2009년부터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렸고, 지난 시즌 평균 35분여를 뛰면서 12.7점 9리바운드로 팀 공헌도 부문 전체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한종훈 신세계 사무국장은 “미안한 마음뿐이다. 연봉 인상 요인이 많은데 협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새 구단이 (허)윤자의 공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허윤자는 “돈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모든 선수가 새 팀에서 함께 뛰는 것이 더 중요하다. 꼭 그렇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은 현재 신세계 인수에 2개의 기업에서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WKBL 관계자는 “아직 기업 이름을 밝히기 어렵다. 5월초로 발표 시점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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