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49)은 농구의 대명사다. 시카고 불스 유니폼을 입고 전설을 썼다. 시카고의 우승을 6차례 이끌었고, 최우수선수(MVP)에는 5번 뽑혔다. 올스타에는 14번 선정됐다. 득점왕 타이틀은 10번이나 거머쥐었다.
그러나 구단주로 변신한 '농구 황제'는 체면이 안 선다. 화려한 명성은 온데간데 없다. 조던은 미국프로농구(NBA) 샬럿 밥캐츠의 구단주다. 샬럿은 27일(한국시간) 올 시즌 NBA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뉴욕 닉스에 84-104로 완패하며 사상 최저 승률을 기록했다.
7승59패로 승률은 1할6리다. 종전 기록은 1972~73 시즌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기록한 1할1푼(9승73패). 무려 39년 만에 불명예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내프로농구에서는 1998~99 시즌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스)이 보유한 6푼7리(3승42패)다.
샬럿은 이날 패배로 23연패에 빠졌다. 숫자 23은 공교롭게도 선수 때 조던의 유니폼 등번호다. 조던과 인연이 많은 숫자가 됐다.
조던은 98년 시카고에서 은퇴를 선언한 뒤 2000년 워싱턴 위저즈의 구단 경영에 참여했다. 이듬해 농구 코트로 다시 복귀하면서 경영자 자리를 잠시 내놓았다. 2002~03 시즌을 마치고 다시 경영자로 돌아가려 했지만 구단 측은 "경영 능력은 황제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내쳤다.
조던은 이후 2006년부터 샬럿의 지분을 사들였다. 마침내 2010년 최대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선수 출신 최초로 구단주가 됐다. 샬럿은 2010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5할 승률을 넘긴 적이 없다. 조던은 선수 영입에 소극적이었다. 오히려 주축 선수이던 타이슨 챈들러(현 뉴욕 닉스), 제럴드 월러스(뉴저지 네츠), 레이먼드 펠튼(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등을 팔았다. 자신 있게 리빌딩을 한다고 했지만 결과로 보여준 게 없다.
조던은 비난 여론에 시달렸지만 오히려 당당했다. 그는 "허투루 보낸 시즌이 아니다. 다음 시즌까지 기다리겠다. 올 해 우리 팀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오프에 오르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한편 올 시즌 NBA 플레이오프는 29일부터 시작된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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