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만화축구'를 주도했던 주젭 과르디올라(41) 감독이 캄프 누 경기장을 떠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07년 바르셀로나 B팀을 맡았다. 이듬해 6월 프랑크 레이카르트의 후임으로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을 때만 해도 팬들은 반신반의했다. 현역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으로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지만 화려한 스타는 아니었다. 게다가 지도자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신참이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바르셀로나를 만들면서 '황금시대'를 활짝 열었다. 산드로 로셀 바르셀로나 회장은 백지수표까지 제안하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을 잡으려 했지만 이를 뿌리쳤다. 그 동안 단기 계약만 해왔던 그는 바르셀로나가 아닌 다른 길을 택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에서 4년간 남긴 발자취는 너무나 강렬하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100여 년 동안 유럽무대를 2차례 정복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4년간 2차례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지휘했다. 4년간 들어올린 우승트로피만 13개. UEFA 챔피언스리그 2회를 비롯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회, 국왕컵 1회, 슈퍼컵 3회, UEFA 슈퍼컵 2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1회 우승을 일궜다. 특히 2008~09 시즌에는 무려 6개의 우승컵을 싹쓸이하며 세계를 지배했다.
27일까지 4년간 바르셀로나가 기록한 패전은 19패에 불과하다. 2011~12 시즌에도 유럽무대를 포함해 3패 밖에 하지 않고 있다. 최근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을 뿐 여전히 강력한 바르샤의 점유율 축구 파워를 보이고 있다. 2009~10 시즌을 앞두고 사무엘 에토오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다른 팀으로 보낸 뒤 바르셀로나의 색깔은 오히려 더 뚜렷해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강한 압박은 물론이고 볼과는 상관없이 공간을 점령하는 점유율 축구를 맘껏 펼쳐나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페셜 원'으로 꼽히는 조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에 비견될 정도로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세계 언론들은 "단 시간 내 과르디올라와 같은 업적을 남길 수 있는 사령탑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해 41.92%의 지지를 얻어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15.61%), 무리뉴 감독(12.43%)을 제치고 FIFA 발롱도르 올해의 감독에 올랐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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